[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고맙고 또 고맙다."
수상 소감을 묻자 김인식(68) 감독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한국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26일 2015 넷마블 마구마구 일구상의 10개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영예의 일구대상은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김인식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 감독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쑥스럽다. 내가 혼자 한 일이 아니다. 선수들이 다 잘해준 덕분이다"며 "함께 해준 코칭스태프와 말 없이 뒤에서 도와준 KBO(한국야구위원회) 직원들, 트레이너들에게도 고맙다.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일 그가 없었다면 우승의 영광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고 6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부상 선수 대거 이탈 등 엔트리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던 이번 대표팀은 이전과 비교해 전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국민감독'은 '팀 코리아'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약점으로 꼽혔던 마운드는 김 감독의 현란한 투수 운용에 힘입어 가장 강력한 힘이 됐다. 족집게 같은 투수 교체로 이기는 경기를 지키고, 밀리던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는 0-3으로 뒤진 9회 대타 오재원과 손아섭을 기용해 대역전극을 만드는 등 신들린 듯한 대타 카드도 다시 한 번 눈길을 모았다. 명감독의 힘을 보여주며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것은 물론 대표팀의 세대교체까지 이뤄내며 또 한 번 한국 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김 감독은 2009년에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공로를 인정받아 일구대상을 수상했다. 두 차례 일구대상을 받는 건 역대 처음이다. 일구회는 "이 때문에 김인식 감독이 이번 수상을 극구 사양했지만 선정위원회 전원이 간곡히 청해 유일하게 두 차례 일구대상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p style="margin-left: 10pt;">한편 최고 타자상은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친 넥센 박병호가 받고, 최고 투수상은 정규시즌탈삼진왕에 오르고 프리미어12에서 맹활약한 삼성 차우찬이 선정됐다. 신인상에는 삼성 구자욱이 뽑혔다. 의지노력상은 두산 허경민이 받는다.
지도자상은 프로 사령탑 데뷔 첫 해 14년 만에 두산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긴 김태형 감독이 선정됐다. 프런트상 역시 역대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가 받는다. 심판상은 경력 19년을 자랑하는 이민호 KBO 심판위원이 뽑혔고, 35년 만에 선린인터넷고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끈 윤석환 감독은 아마지도자상에 선정됐다. 올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강정호(피츠버그)는 특별공로상을 받는다. 일구상 시상식은 다음달 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다.
사진=김인식 감독.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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