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약 500갑을 훔쳐 실형을 받았던 40대 남성이 재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장성진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 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된 일용노동자 김모(47)씨에 대한 재심에서 형법상 상습절도 혐의를 인정,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2009년 12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에서 과자, 맥주, 담배 등 4만원 상당의 물건들을 계산하려 체크카드를 내밀었다. 이 카드와 연결된 은행계좌에 잔고가 없어 사용승인이 되지 않았고, 편의점 직원이 물건을 정리하느라 한 눈을 파는 사이 김씨는 가방에 담배만 몰래 집어넣고 매장을 빠져 나왔다. 김씨는 이러한 수법으로 2009년 11월~2010년 4월 33회에 걸쳐 서울과 수도권 일대 편의점에서 총 118만7,500원어치의 담배를 훔쳤다.
1994년 절도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김씨는 이듬해 특가법 위반(절도)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다. 김씨는 또 2007년 4월 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지만 출소 후 1년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러 2010년 6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상습절도범을 가중처벌하는 특가법 조항을 적용받아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다. 이 조항은 절도 전과자가 다시 가벼운 절도를 저질러도 징역 3년 이상의 중형에 처하도록 해 ‘장발장법’으로 불리며 가혹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올해 2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김씨는 이에 따라 올해 8월 재심을 신청했지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동종범죄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고,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 받고 집행 종료 후 누범기간에 범행을 반복했으며, 각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서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임유기자 bahba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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