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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학생 단식 46일째... 전문의들 "심장, 뇌 등 중대 손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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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학생 단식 46일째... 전문의들 "심장, 뇌 등 중대 손상 우려"

입력
2015.11.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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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ㆍ심장, 탄수화물ㆍ단백질 공급 안 돼 치명적

장기손상도… 다이어트 위해 무모한 단식 삼가야

26일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재단 이사장과 총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며 46일째 단식 중인 가운데, 전문의들은 장기간의 단식은 뇌와 심장 등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씨의 단식 모습. 불교포커스 제공
26일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재단 이사장과 총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며 46일째 단식 중인 가운데, 전문의들은 장기간의 단식은 뇌와 심장 등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씨의 단식 모습. 불교포커스 제공

26일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인 일면스님과 총장인 보광스님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며 장장 46일째 단식 중이다. 앞서 지난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유민 군의 아빠 김영오씨가 광화문 광장에서 40일 동안 단식을 한 바 있다.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83년 전두환 정권에 민주 회복과 정치복원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농성을 한 바 있다. 장기간 단식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우리 몸은 외부에서 필수 에너지인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공급받는다. 단백질은 몸의 세포를 구성하고, 탄수화물은 심장과 뇌 작동에 관여한다. 단식으로 이들 영양소를 외부에서 공급받지 못하면 우리 몸은 근육에 있는 글리코겐을 당분으로 전환해 뇌와 심장으로 보낸다.

변현우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단식 사흘째가 되면 우리 몸에 있는 당분이 고갈된다”면서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탈수와 저혈당은 물론이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뇌 기능 전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식 중인 몸을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엔진오일 없어 덜덜거리며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식을 하면 우리 몸은 일단 근육 등에서 단백질을 꺼내 쓰다 이마저 고갈되면 몸에 있는 지방을 쓸 수밖에 없는데, 이 상태가 되면 심장은 물론 뇌와 장기까지 손상될 수 있다”면서 “40일 이상 단식을 하면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한다”고 했다.

면역력 떨어져 감염노출… 단식중단 해도 후유증 남아

단식은 면역력도 손상시킨다. 박 교수는 “우리 몸은 수면 시 하루 동안 섭취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을 통해 몸에 생긴 염증을 치료하는데 이들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으면 염증치료가 되지 않아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간과 스트레스 수치도 오른다. 김고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단식 초기에는 몸이 위기를 느낌에 따라 콜레스테롤 등이 증가하면서 간수치가 상승한다”며, “장기간 단식을 하게 되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인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동물이 동면하듯 잠을 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국대 총학생회 측에 따르면 김건중 씨는 단식 30일을 넘기면서 누워 있는 시간이 부쩍 길어졌다. 또 화장실을 가는 등 이동은 가능하지만 다리 근육 통증으로 절뚝거릴 때가 많다.

일주일 전에는 몸에 붉은 반점까지 생겼다. 김 교수는 “단식을 하게 되면 피부에 발진이 생기는데 이는 몸 안에 독소가 입과 피부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라면서 “피부발진이나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 미지근한 물로 몸을 씻어주면 증상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근육통증도 단식의 후유증이다. 김 교수는 “단식을 하게 되면 평소 뭉쳐있던 근육에서 노폐물과 어혈 등이 풀어져 심한 통증이 올 수 있다”고 했다.

단식의 여파는 신체적 증상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후유증도 유발한다. 단식을 하게 되면 가벼운 일에도 짜증이 나고 두통이 발생한다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이는 술과 담배 커피 탄수화물에 대한 금단현상이 때문. 또 수면장애와 함께, 눈이 충혈되고 손발 끝이 저리고 입술이 벗겨지며 이명증까지 생겨난다.

단식 기간이 길수록 후유증도 커진다. 변 교수는 “단식을 오래하면 장기적으로 위 등 장기가 손상될 수 있고 담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단식은 치명적”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아무리 젊은 사람이라 해도 장기간 단식을 하면 나이가 들어 타격을 입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반인들도 다이어트를 위해 단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낭패를 보기 쉽다. 김고운 교수는 “1,2회 정도 단식을 하면 당장에는 체중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단식과 섭취를 반복하면 우리 몸은 단식에 앞서 영양분을 더 많이 저장해 다이어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배에 영양분을 저장하기 때문에 뱃살이 더 나온다”고 했다. 변 교수는 “우리 몸은 외부에서 영양분이 들어오지 않으면 보상기전이 작동해 들어온 영양분을 최대한 저장하려 하기 때문에 무리한 단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며 “음식량과 칼로리를 줄이면서 적절한 운동을 해야 몸이 처지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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