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최대 고려요소는 국내 경기상황이 될 것이라는 금융통화위원의 발언이 나왔다.
정순원 한은 금통위원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평소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주요국 통화정책이 주요 참고사항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역시 국내 경제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세가 견고해지지 않는 한,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고민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이 있는데, 그 동안은 ‘더 내려야 하는지, 지금 수준에 머물러야 하는지’를 주로 고민했다면 앞으로는 ‘언제쯤 올려야 할지’라는 고민이 하나 더 늘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또 “최근 일본 경제를 보면 지난 3년간 대대적인 금융완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만큼 구조조정 없는 불황 탈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감하게 된다”며 “단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의 계기(모멘텀)를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 회복을 지원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운 책무가 중앙은행에 맡겨졌다”고 토로했다.
정 위원은 자신을 포함한 금통위원 4명이 내년 4월 동시에 퇴임하는 데 대한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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