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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화가' 송새벽 "북치며 소리 연습만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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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화가' 송새벽 "북치며 소리 연습만 1년"

입력
2015.11.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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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최초의 여성 판소리꾼을 다룬 영화 '도리화가'(25일 개봉)에는 세 명의 실존인물이 등장한다. 여성 판소리꾼 진채선과 재능을 알아보고 키운 두 명의 선생 동리 신재효, 동편제 명창 김세종이다. 각각 수지 류승룡 송새벽이 맡았다. 특히 송새벽이 연기한 김세종은 남장을 하고 판소리학당 동리정사를 찾아 문하생 경연에 참가한 진채선을 일찍 알아본 사람이었다. 1867년 당시에 여성이 소리(노래)를 할 수 있으려면 기생이 유일했다. 기생은 양반들의 연회에 흥을 맞추는 정도였지 전문 판소리꾼은 아니었다. 김세종은 엄격했던 시대 속에 국법에 반하는 제자를 키운 신재효의 곁에서 힘을 실어줬다.

-'도리화가'에 출연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극(영화) 안에서 극을 한다는 점이 설렜다. 영화에서 한 판 놀고 싶게 하는 부분들이 가슴을 뛰게 했다. 전반적으로 소리가 주는 애환, 구구절절함이 좋게 다가왔다."

-실존인물을 연기했다.

"동편제의 최고명창인 분이다. 역사를 다 공부한들 표현의 한계가 없지 않았다. 어떻게 풀어갈까를 감독과 끊임 없이 얘기했다. 시나리오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북과 소리 연습은 어땠나.

"2~3년이 걸려야 간신히 소리꾼 같은 모습이 나온다고 했다. 촬영 전 1년 가까이 연습에 매진했다. 국립국악원 선생님들 밑에서 굉장히 많이 배웠다. 동료들과 연습시간이 끝나도 새벽까지 남아 연습을 하기도 했다. 집에서는 소음이 날까 봐 북을 수건으로 꽁꽁 싸고 가방에 넣어 치기도 했다."

-판소리꾼을 양성하고 교육하고 때론 좌절하는 모습이 현재와도 비슷하다.

"여자는 소리를 하면 안 되는 금기의 시대에, 왜 여자는 안되는거야 하며 진채선을 무대에 올리는 부분은 또다른 창작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나에게 자극도 됐다. 왜 안될까라는 점을 항상 염두하니 캐릭터가 더욱 탄탄해지는 것 같았다."

-당시를 생각하면 신재효와 김세종의 결단이 대단했다.

"소리를 그만 두게 되는 것뿐 아니라 까딱하면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무서웠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채선을 내보냈을 것이다."

-판소리와 연극도 비슷한 과정같다.

"맞다. 장르만 다를 뿐 무대에서 관객을 상대로 노래와 연기를 같은 하는 모습은 비슷한 풍경이다."

-극중 욕을 찰지게 했다.

"대본대로 했는데 잘 살았다. 원래 우리나라 욕이 입체적이고 재미있다. 요즘 사용하는 욕들이 예전에도 존재했다."

-영화에 여러 판소리가 나온다.

"'쑥대머리'의 가사가 읽어보면 굉장히 슬프다. '적벽가'도 마찬가지다. 옛날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들이 들어 있다. '사랑가'도 매력적이었다."

▲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류승룡과 수지와의 호흡은.

"류승룡 형님과는 이번이 첫 작품이다. 항상 영화 뒷풀이 때 뵈었는데 너무 유쾌해 동네 형 같이 편안했다. 배우들이 편하게 작업 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줬다. 차기작인 '7년의 밤'도 같이 연기해 훨씬 깊은 호흡을 기대하고 있다. 수지는 생각 이상으로 열심히 노력했다. 발랄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이 극중 인물 진채선과 닮아 보였다."

-산과 들의 야외 배경이 아름답다.

"경남 합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들판에 억새풀이 잔뜩 펴 있고 완만한 능선이라 쫙 펼쳐진 곳이었다. 배우 4명만 덩그러니 있으니 소리를 하러 떠나는 여정의 느낌이 살았다."

-어느새 가장이 됐다.

"연극이 직업이 됐고, 연극하다 아내도 만났고 딸도 생겼다. 사실 배우의 꿈이 없었는데 여기까지 왔다."

-딸은 누구를 닮았나.

"나와 아내 반반이다. 내 이름이 특이해 어릴 때 콤플렉스가 있었다. 날 샜냐, 종쳤냐 등등 놀림을 많이 받았다. 커서 아이를 낳으면 평범한 이름을 지어야지 했는데 실제로 평범한 이름으로 작명했다(웃음)."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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