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군(軍) 당국은 25일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폭기에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물러나지 않아 격추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관련 육성이 담긴 오디오를 전격으로 공개했다.
이 오디오에는 터키 전투기 조종사가 영어로 "여기는 경계 중인 터키 공군이다. 지금 터키 영공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즉각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라"라는 메시지를 수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돼 있다.
터키 군의 오디오 공개는 피격 러시아 수호이-24 전폭기에서 살아남은 부조종사 콘스탄틴 무라흐틴 대위가 시리아 라타키아 공군기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터키 측의 아무런 경고도 없었다"며 터키 당국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한 데 따른 것이다.
무라흐틴 대위는 "무선 통신으로든 육안으로든 아무 경고도 없었다. 만일 터키 전투기 F-16이 우리에게 경고를 보낼 생각이 있었다면 우리 전폭기와 나란히 비행할 수 있었을 것이지만 그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 전폭기가 전날 터키 전투기에 격추된 이후 터키는 즉각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전폭기 2대가 당일 오전 9시24분 터키 남부 하타이 주 야일라다으 지역 영공을 지나갔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자국 전폭기가 시리아 상공에 머물렀으며 터키 영공을 침범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 비극적 사건이 러-터키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한껏 고조됐으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계획된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도 "터키와 전쟁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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