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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환경미화원 침실은 ‘승강장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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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환경미화원 침실은 ‘승강장 옆’

입력
2015.11.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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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역 지하 승강장에 마련된 환경미화원 휴게실.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장산역 지하 승강장에 마련된 환경미화원 휴게실.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마스크를 끼고 자기도 해요”

24일 오후 1시 부산도시철도 2호선 종착역인 장산역에서 만난 한 미화원은 대뜸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많게는 시간대별로 13회나 오가는 전동차 승강장 끝에 있는 ‘미화원실’의 위치 탓이었다.

부산도시철도 일부 환경미화원들의 숙소가 승강장에 위치, 미화원들이 먼지와 소음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이날 오후 1시 부산역 장산역에 위치한 미화원실. 미화원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청소 용역업체 직원들이 벽면과 환풍기에 붙은 묵은 때를 벗기고 있었다.

그러나 부산지하철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으로는 미화원실을 승강장이 아닌 대합실로 옮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산역 미화원실은 승강장 바로 옆에 붙어있다. 좌우로 오가는 전동차 탓에 벽면과 환풍기에 새까맣게 때가 끼기 일쑤다. 이곳에서 일하는 미화원들은 50~60대 여성이다. 이들은 오전ㆍ오후, 심야반 등 3개조로 나뉘어 종점 회차하는 전동차를 청소하고 있다. 미화원실은 막차가 지나간 뒤 오전 1시부터 4시간 가량 심야반 2~3명이 잠을 자는 곳이다.

인근 수영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승강장 끝에 위치한 미화원실(침실) 입구에는 ‘출입 시 문을 꼭 닫아주세요. 쥐가 들어옵니다. 제발 부탁합니다’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환풍기 벽면 곳곳은 검은 때와 그을음으로 얼룩져 있었다.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수영역 미화원 침실 입구 안내문.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수영역 미화원 침실 입구 안내문.

여기서 근무하는 미화원들은 이골이 났다고 했다. 한 미화원은 “잠이 들면 모르지만 낮에 깨어있을 때라도 환풍기를 계속 틀어줬으면 좋겠다”며 “휴식시간 1시간 가량 이용할 때가 있는데 환풍기를 틀지 않으면 답답해서 숨을 쉬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장산역은 부산지하철노조 타 지부가 사용하던 탁구실을 서비스지부(환경미화원) 침실로 사용하기 위해 협의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린 것 뿐”이라며 “협의가 끝나 내년 초 옮겨주기 위해 이미 예산 2,000만원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수영역은 민원이 접수되면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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