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이모(27)씨는 25일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접한 뒤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포근한 함박눈을 기대했던 이씨에게 출근길의 진눈깨비는 눈이라기보다 비에 가까웠기 때문. 이씨는 "겨울이 되면 늘 첫눈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올해는 허무하게 깨져버렸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오늘 눈을 첫눈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정서적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공식적인 첫눈이 내렸다. 수도권의 경우 오전5시 무렵부터 2~3시간 동안 비에 눈이 섞여 내리면서 대부분 녹았기 때문에 바닥에 쌓이지는 않았다. 반면 강원 산간에는 오전에만 미시령에 최대 23cm가 쌓이는 등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첫눈의 인정 기준은 대기에 있는 눈송이의 확인 유무다. 서울 송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 측은 "바닥에 쌓이지 않더라도 대기에서 눈이 관측되면 첫눈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진눈깨비도 눈으로 볼 수 있어 하얀 눈이 쌓여야 첫눈으로 생각하는 통념과는 차이가 있다. 이날 서울의 첫 눈은 평년보다 4일 늦게, 지난해보다는 11일 늦게 내렸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설악산 중청봉에도 진눈깨비가 내렸지만 설악산에는 기상관측소가 없어 공식적인 첫눈으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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