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정화가 JTBC 종영드라마 '디데이'로 출산 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디데이'는 드물게 대규모 지진 사태를 배경으로 한 재난 드라마다. 김정화는 극중 사상초유의 재난과 참사 속에서 정신과 의사 은소율을 맡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하는 기운은 TV 바깥으로도 전해지며 '힐링의 아이콘'이란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2년 만의 복귀다. '디데이'를 택한 이유는.
"장용우 감독과는 2005년 '세잎클로버' 이후 두 번째 호흡이다. 무엇보다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소율의 캐릭터가 비슷한 편이었다. 정신과 의사는 편안하게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해주는데 나 역시 친구들과 만나면 들어주는 편이다. 또 의사 역할, 연상연하 커플도 데뷔한 뒤 해보지 않았다. 재난 메디컬 장르도 궁금했다."
-복귀를 앞두고 걱정이나 부담은 없었나.
"당연히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방송이 나가면 화면에 어떻게 보일지 예전보다 신경 쓰이는 나이가 됐다(웃음). 시청자들이 내 모습을 어색하고 불편하게 보이면 어떡하지 걱정했다. 촬영을 앞두고 긴장도 많이 했다. 다행히 테스트 촬영 후 적응을 금방 했다."
-시청률이 아쉬웠다.
"아쉬운 게 없지 않지만 배우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콘티대로 촬영하고 자정 전에 모두 끝났다. 밤을 새운 적이 없었다."
-소율 캐릭터와 실제 성향과 닮았나.
"상대의 얘기를 경청하는 점? 소율은 먼저 말하기보다 늘 들어주는 입장이다. 굳이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상담이라는 게 별거 없다. 들어주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상담할 때 어느 정도 답을 정해두고 있다."
-캐릭터에서 실제 모습을 보기도 했나.
"극 초반에 대학 동기 혜성, 우진과 술 마시는 장면에서 소율이만 콜라를 마신다. 술을 못 마시는 캐릭터였다. 이런 설정은 실제 나를 보고 그린게 아닌가 싶었다."
-인피니트 성열과 연상연하 호흡을 맞췄다.
"성열이 편하게 대해줘 나이 차를 못느꼈다. 처음 만났을 때 나이 차를 인지하지 못했었다. 성열이 '누나, 누나'하며 편하게 대해줬다."
-참하고 바른 이미지다.
"데뷔 초에는 도도하고 할 말 다 할 것 같은 이미지였다. 바른 이미지로 포장된 게 아니라 평소 모습이 많이 보여져서 아닌가 싶다. 사실 그렇지 못한 점도 많고 못난 부분도 있는데 오히려 좋게 봐주셔 감사하다. 데뷔한 드림팩토리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하는 매니저가 관리를 잘 해줬다(웃음). 인성에 대한 조언은 물론 어릴 때 비싼 옷을 사면 '환불하라'고 할 정도였다. 직업이 연예인이지 어디에서나 연예인은 아니라고 했었다."
-봉사 활동에도 열심이다.
"다들 알 게 모르게 주위를 돕는데 그게 나눔이나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커피 한 잔을 사주는 것도 나눔이다. 많이 갖지 못한 분들이 더 많은 일을 하고 겸손한 자세에 매번 배운다. 봉사를 통해 나를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결혼 후 첫 작품이다. 또 엄마도 됐다.
"가정을 이룬 후 첫 드라마다. 2년 동안 휴식을 가지면서 동료들이 화면에 나오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마음도 이전보다 훨씬 여유로워졌다. '디데이' 방송 동안 남편이 화면에 예쁘게 나온다며 좋아했다. 남편의 격려에 용기를 얻었다."
-연예활동에 대한 남편의 반응은.
"적극 지지해준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행복할 수 있는 작품을 하라고 밀어준다. 나 역시 비중에 상관 없이 재미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일과 가정에 대한 비중을 어떻게 두나.
"가정을 꾸미고 아이를 낳은 뒤 고민되는 부분이 생겼다. 영화 '김선달' 촬영으로 지방로케를 가 밤을 새고 돌아왔다. 당시 아이가 아파 간병을 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니 이렇게 하는구나, 마음에 사랑이 있는게 중요하구나를 느꼈다."
-다음 활동 계획은.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다. 그러나 조급해하지 않겠다. 가족들도 도와주고 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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