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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임 신기록 김재수 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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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임 신기록 김재수 aT 사장

입력
2015.11.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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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이냐 아니냐보다 능력으로 평가해 달라”

“인사 투명성, 전문성 발휘한 것이 리더십 비결”

“쌀 재고 문제, 사료용 전환 적극 검토해야”

재연임에 성공한 김재수 aT사장은 "공공기관 방만 문제는 기관장만 똑바로 하면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aT 제공
재연임에 성공한 김재수 aT사장은 "공공기관 방만 문제는 기관장만 똑바로 하면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aT 제공

2007년 도입된 공공기관 임기제가 규정하는 공공기관장의 기본 임기는 3년. 이후 1년씩 연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연임은커녕 3년 임기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권이 바뀌면 직간접적인 퇴진 압박이 거세고, 임기가 끝나는 대로 밀고 들어오려는 인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데, 한 차례 연임도 모자라 재연임에 성공한 이가 있다. 김재수(58)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다. 24일 aT에 따르면 김 사장은 임기 중 성과를 인정 받아 이날부터 재연임에 들어갔다. 지난해 기관장 최초 연임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번 재연임으로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우게 된 것이다. 특히 지난 정권에서 기관장이 된 인물이 3년 기본 임기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사장은 이날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재연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수출 농업이 정착할 수 있도록 현재 맡은 업무를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남은 임기 1년 동안 “한ㆍ중FTA에 대비해 중국 수출을 준비하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2011년부터 aT 사장을 맡으면서 지난 4년 간을 숨가쁘게 보냈다.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에서 거래액 2조원을 달성했고, 춘란(春蘭) 경매제도를 처음 도입해 2,400억원이던 기존 시장 규모를 1조원 대로 4배 넘게 키워냈고, 또 할랄(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식품) 시장 개척을 위해 싱가포르과 인도네시아, 아부다비 등지에 aT지사를 세우기도 했다.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력 없는 분야로 평가 받던 농업 분야 공공기관에서 그가 고삐를 죈 결과 가시적 성과도 나왔다. aT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우수’를 의미하는 A등급을 받아 2013년 C등급에서 한 번에 두 계단 뛰어 올랐다.

무엇보다 수출 농업에 강한 추진력을 보여온 것이 이번 재연임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사장 재임기간에 농식품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중국 수출 정보를 많이 축적한 것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도 변경 이후 최장수 기관장임에도 김 사장은 여전히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가 “참 어려운 자리”라고 했다. “공기업들은 정부가 시키는 일을 하는 데 익숙한 조직이다. 정부의 울타리 안에 안주하는 습성이 있는 공공기관의 구조를 탈피해 새 업무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공기업이 성공하려면 “직원들에게 공정성과 전문성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기관장 퇴임 후까지 이어질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공공기관장에 대한 평가는 이런 능력의 유무로 판가름 날 따름이지, 출신이 ‘낙하산’이냐, 내부 승진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해 농촌진흥청장(2009년)과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 1차관(2010~2011년) 등 농정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농업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갈수록 늘어나는 쌀 재고 문제에 대해 김 사장은 “이제는 ‘국민 정서’를 운운할 것이 아니라, 쌀을 가축 사료용으로 이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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