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입’ 논란을 일으켰던 고대영 KBS 신임 사장이 24일 취임식을 가진 가운데 언론시민단체들이 ‘고대영 사장 선임은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국민감사청구운동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 고대영 사장 취임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11개 언론시민단체는 ‘국민감사청구운동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개입 진상을 밝히고 자진 사퇴하라는 국민 여론은 안중에도 없는 고대영씨의 KBS 입성은 원천무효”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청와대 개입을 두고 여당은 모르쇠, 야당은 무능으로 일관했다”며 “국민이 직접 나서 공영방송 장악 음모를 밝히는 주권운동을 벌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국민감사청구제도는 공공기관이 법령위반이나 부패행위로 공익을 해칠 때 19세 이상 300명 이상의 국민이 감사를 청구하면 감사원이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감사를 실시하는 제도다. 언론노조 등은 이날부터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빠른 시일 내에 이를 감사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심사가 까다로워 통상 기각률이 70% 이상이다. 조성래 전국언론노조 사무처장은 “청와대의 공영방송 장악을 폭로하고 사장 선임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국민적 항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실행률 30%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날 “지상파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KBS가 생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조직을 직무중심, 고객중심, 시장중심으로 바꾸고 경쟁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취임사를 밝혔다. 노사관계에 대해선 “노조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지만 법과 규정을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선 원칙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조합원 20여 명은 취임식이 열리기 2시간 전 KBS 본관 입구에서 취임 반대 피켓 시위를 벌였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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