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오는 26일 판문점에서 열릴 당국회담 실무접촉 대표로 각각 ‘회담통’과 ‘대남통’을 내세웠다. 어렵게 성사된 당국회담에서 양측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남북은 24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당국회담 실무접촉에 나설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 남측 대표단은 김기웅 통일부 회담본부장을 수석대표로 해서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으로 꾸려졌다. 북측은 수석대표인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과 함께 김명철ㆍ김철영 등 3명의 명단을 전달해왔다.
일단 수석대표의 면면으로만 보면 남북 모두 당국간 대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 본부장은 통일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회담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남북회담사무국 회담기획과장ㆍ회담1과장, 정세분석국장, 통일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북측 대표단을 이끌게 된 황철은 여러 분야의 남북교류에서 경력을 쌓은 대남통이다. 그는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과 민족화해협의회 부장,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대일 및 대남 당당) 등을 겸직하며 민간교류에 관여해왔다. 2005년 이산가족 화상상봉 관련 실무접촉 단장, 2006년 6ㆍ15 남북 공동행사 실무접촉 단장, 2006~2007년 제18~20차 남북 장관급회담 수행원 등으로 남북회담에도 참석했다.
당초 북측 수석대표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던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의 경우 북한에서 흔치 않은 여성 대남일꾼이란 점에서 서기국 부국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의 ‘황철 수석대표 카드’에 대해 “주종목은 없지만 남북 민간교류 사업을 다양하게 경험한 인물이란 점에서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에 집중하기 위해 내세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8ㆍ25 남북 합의 당시 공동보도문 작성에 관여했던 김성혜 대신 황철을 내세운 것을 두고 실무접촉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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