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부는 'K-뷰티' 바람이 중남미와 중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국내 화장품 기업이 중국 다음 시장으로 중남미와 중동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산업이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화장품 수요가 늘어나는 중남미, 중동, 중앙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 중국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로 하룻동안 알리바바가 912억위안(약 16조4,980억원)의 매출 신기록을 수립했다.
광군제 훈풍으로 한국 업체들 역시 '대박'을 터뜨리며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물건을 판매한 가운데, 광군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은 단연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행사 시작 30분 만에 1,000만위안(약 18억원) 어치를 팔았다. 작년 광군제 때 하루 매출을 30분 만에 달성해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일부 브랜드의 제품은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에뛰드하우스의 마스크시트, 아이브로 등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됐다.
LG생활건강 역시 이날 하루 지난해 광군제 대비 8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미샤 비비크림은 순위 14위에 오르는 등 국내 업체들도 중국 브랜드와 해외 명품 브랜드 경쟁 속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 중남미·중동으로 이어지는 K-뷰티 열풍
중국에서 시작된 K-뷰티 열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 지난달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문을 연 토니모리 매장에서 현지 여성이 메이크업 시연을 받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24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지난달 17일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 남미 지역 첫 매장을 열었다. 개점 첫날 저녁 6시부터 4시간 만에 1만달러(약 1,16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토니모리는 마케팅에도 힘썼다. 남미 특성을 살린 자연주의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을 비치했고 제품 홍보를 위한 전문 메이크업&헤어존을 설치해 현지 고객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아모레퍼시픽도 2017년 중남미 진출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첫 진출 국가로는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동의 경우 뷰티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8% 정도 되고, 중남미는 연 매출이 84조원이 넘는 거대한 시장이다"며 "중남미·중동의 뷰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남미·중동 지역에 우수사원을 파견해 전문가를 육성하고, 외부에서도 해당 지역의 전문가를 경력사원으로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잇츠스킨은 남미 지역 에콰도르에서 2013년 하반기부터 매장을 운영 중이다.
남미뿐 아니라 중동 지역 진출도 활발하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2006년 요르단, 2007년 아랍에미리트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중동 4개국에 3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 시장에서만 매출 400만달러를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은 쿠웨이트, 바레인 등 주변국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북아프리카와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되는 터키 등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심이었던 K-뷰티가 소득이 많고 소비력이 큰 소비층을 가진 중동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뷰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인구의 평균 연령이 낮은 중동지역에서 10~20대 젊은 소비층을 공략해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화장품 불모지였던 중앙아시아 시장도 최근 국내 기업들이 주목하는 곳이다.
토니모리는 현재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10개 주요 도시에서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회사의 러시아 매출은 2013년 10억원에서 지난해 60억원대로 뛰어올랐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9월 카자흐스탄 경제도시 알마티에 매장을 열며 중앙아시아에 진출했다.
중남미, 중동, 중앙아시아로의 활발한 진출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멕시코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2011년 65만7,000달러에서 지난해 129만달러로 오른 데 이어 올해 현재 189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콜롬비아로의 수출액은 2011년 31만9,000달러에서 올해 현재 45만9,000달러로, 페루 수출액은 같은 기간 5만4,000달러에서 23만3,000달러로 늘었다.
터키 수출액은 2011년 108만9,000달러에서 올해 현재 327만2,000달러로 증가했다.
러시아 연방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2011년 996만 달러에서 올해 현재 3,033만 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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