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인천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놓고 진행된 롯데와의 법정 대결에서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서울고법 민사26부(김현석 부장판사)는 24일 신세계가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말소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처럼 인천시와 롯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신세계와 롯데의 기묘한 사정은 이렇다.
신세계는 1997년부터 인천터미널 건물을 빌려 백화점을 운영해왔다. 2012년엔 1천450억원을 투자해 건물 1만7천490㎡를 증축하고, 자동차 866대를 수용하는 주차타워도 새로 세웠다. 신세계의 임차계약 기간은 오는 2017년까지였다. 그런데 증축 부분에 대해선 2031년까지 길게 맺었다.
그러다가 인천시가 2013년 1월 신세계가 세들어 있는 건물 등 인천터미널 부지 7만7천815㎡을 롯데 측에 9천억원에 일괄 매각하기로 계약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롯데 측은 이곳에 유통시설과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결국 신세계는 2017년 계약이 끝난 뒤 이곳에서 철수해야 한다.
이에 신세계는 "2017년 이후엔 증축 부분만 남게 돼 백화점 정상 운영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한 지붕에서 한쪽은 신세계, 다른 쪽은 롯데가 영업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매각을 막아달라고 소송을 냈다.
1심은 건물이 롯데에 넘어가도 신세계의 임차권에 당장 피해가 없고, 2017년 이후에도 신세계가 증축 건물에서 독자 영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며 롯데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2심도 신세계의 항소를 기각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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