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쓰는 구어(口語)의 빈도를 방대한 언어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성과물이 책으로 출간됐다.
24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 대학 국문과 서상규 교수는 한국어 구어를 상황별로 분류해 표제어 3만 3,702개의 빈도를 조사한 ‘한국어 구어 빈도 사전’을 2권으로 펴냈다. 1권인 ‘찾기순’ 사전은 어떤 한국어 구어를 자주 쓰는지 어휘를 빈도 순으로 배열했다. 2권은 어휘들을 가나다 순으로 배열해 특정 어휘의 빈도가 궁금할 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조사 대상 구어는 1992~2005년 녹음된 실제 구어 자료에서 뽑아낸 것으로, 상담, 토론, 회의 등 공적ㆍ사적 대화와 강의, 강연, 발표, 설교 등 공적·사적 독백의 범주에서 주제별로 추출했다. 이런 분류를 통해 특정 어휘를 대화에서만 자주 쓰는지, 혹은 공적인 자리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지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낱말뿐 아니라 조사와 어미의 빈도까지 두루 살펴 한국어 구어의 전체 모습을 한꺼번에 파악하도록 도왔다.
‘그런데’와 ‘근데’ ‘근디’ 등 같은 뜻이더라도 구어에서 다른 형태로 사용되는 어휘들을 표제어로 함께 배열해 실제 구어에서 특정 어휘가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지도 보여준다. 서 교수는 “말뭉치(전산화된 대량의 언어 자료)에 나타난 실제 구어 자료를 수집부터 동음이의어 구분에 이르기까지 직접 보고 판단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 어떤 빈도 조사보다 틀린 부분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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