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았는데, 사용해도 되나요?
진료를 보다보면 '스테로이드'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거나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스테로이드는 주사제나 경구 복용 약물로, 그리고 연고 형태로 여러 의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약입니다. 적당히 사용하면 굉장히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남용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하면 안되기 때문에 올바른 처방이 필요하고 복용이나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1949년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된 이후 스테로이드는 여러 염증성 질환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소 연고제로 처음 사용된 것은 1952년으로, 현재 스테로이드 연고는 모든 피부과 약물 중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이지요. 기본 형태인 코티솔에 여러 그룹의 분자들이 더해지거나 변형되면서 다양한 강도의 여러 스테로이드 연고들이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분자구조에서부터 기인하는 연고 자체의 강도 외에도, 어떤 제형(연고, 크림, 겔, 로션 등)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연고를 사용하는 피부의 두께나 상태에 따라서 연고의 세기나 효과가 영향을 받습니다. 어떤 피부염에 사용하는지와 사용하는 부위, 면적, 연령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그에 알맞은 강도의 연고를 처방받게 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항염증 효과 및 세포 증식 억제, 면역 억제, 혈관 수축의 작용으로 효과를 나타나는데, 이러한 효과를 이용하여 여러 습진성 질환(접촉성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화폐상 습진, 한포진 등)과 건선, 수포성 질환, 자가 면역 질환 등 다양한 피부질환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강도가 센 연고를 사용할수록, 같은 부위에 장기간 사용할수록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며, 그 외에도 피부 부위나 연령, 피부 상태, 밀폐 유무 등에 따라 영향을 받습니다. 피부의 위축, 즉 얇아지는 것이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대개 연고를 3~4주 이상 연속적으로 같은 부위에 사용했을 때 나타나며, 연고를 중단하면 서서히 다시 회복됩니다. 그 외에도 스테로이드 여드름이나 모세혈관 확장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처방하에 적당량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약을 사용하지 않아서 피부 병변이 악화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용량의 약이 필요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적당한 강도의 약을 단기간 사용한다면, 부작용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피부 증상을 치료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문경원 원장은 선릉 예인피부과 원장으로 피부과 전문의다. 주요 진료분야는 피부미용, 피부질환.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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