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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YS ‘정치적 유산 다툼’… 野선 재평가 ‘끌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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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YS ‘정치적 유산 다툼’… 野선 재평가 ‘끌어안기’

입력
2015.11.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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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가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가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로 정치권이 사실상 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 비박계와 친박계의 거두인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앞다퉈 YS의 정치적 장자를 자임하는 등 YS 유산 확보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새정치민주연합도 YS의 민주화 투쟁을 재조명하며 YS 끌어안기에 나섰다. YS 서거가 향후 정국에 어떠한 변곡점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김무성 vs 서청원, YS의 ‘정치적 장자’ 경쟁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은 YS의 업적 추켜세우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를 이룩한 최대 공로자이자 문민개혁의 영웅으로 한국역사에 길이 남을 지도자”라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도 “고인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용기와 결단이었다”며 “업적이 재조명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특히 빈소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공천 룰 문제로 서로 얼굴을 붉혔던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YS의 차남 현철씨 옆에 나란히 서서 상주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전날에도 YS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뒤 두 사람은 몇 분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빈소를 찾았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YS의 정치적 장자로 공인받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같은 상도동계 출신이지만 김 대표는 비박계를,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당장은 YS의 서거로 여권 내 공천 룰 내분이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지만, 친박계와 비박계의 정면충돌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공천 룰 다툼은 시작일 뿐 진짜 주도권 싸움은 차기 대선으로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며 “상도동계 주군의 정치적 유산을 누가 차지하는지에 따라 정국의 판도도 일정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보면 김 대표가 더 적극적이다. 그는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한 채 빈소를 지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YS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줄곧 대척점에 서 있었던데다 YS가 발탁한 인사들의 상당수가 비박계라는 점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김 대표가 명실상부한 비박계의 구심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野도 YS 끌어안기… “朴정부 민주주의 후퇴”

그간 YS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던 야권에서도 재평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1990년 3당 합당 이전까지의 활동 뿐만 아니라 금융실명제 도입과 하나회 척결, 5ㆍ18 특별법 제정 등 문민정부 당시의 각종 개혁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박정희ㆍ전두환 군사독재와 맞서 싸운 민주투사였다”면서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그 누구도 하지 못했을 과감한 개혁조치로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었던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야권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YS를 당연히 야당의 자산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는 고인에 대한 추모를 넘어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는 상황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한 야권 인사는 “민주주의에 헌신했던 YS의 업적으로 재조명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그 말씀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희호 여사, 이회창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희호 여사, 이회창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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