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67) LG유플러스 부회장이 6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새 CEO에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낙점되면서 LG그룹의 연말 인사에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통신업계 장수 CEO인 이 부회장이 이번 LG그룹의 연말 정기인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1월 취임 이후 만 6년 만이다. 정식 인사는 이사회가 열리는 26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이보다 앞당겨 질 수도 있다. LG 관계자는 “현재 그룹 차원의 인사 평가가 마무리돼서 인사 대상자들에게 개별 통보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구본무 LG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권영수 LG화학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하현회 ㈜LG 사장을 비롯한 LG 계열사 사장단의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 조문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11년 7월 국내 처음으로 LTE를 상용화하고 2012년 LTE 전국망을 구축하는 등 발빠른 대처로 통신시장에서 만년 꼴찌업체의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항상 10%대에 머물던 LG유플러스의 시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가시적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고령이어서 해마다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등 유무선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대신 LG화학 전지사업을 이끌어 온 권영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LG유플러스의 새 수장을 맡을 전망이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거쳤으나 통신업체 경험은 없다. 하지만 2012년 1월 LG화학 사장 취임 후 계열사들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안정적 실적을 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 CEO가 교체되면서 그룹 인사에 변화가 클 전망이다. 당초 LG그룹은 올해 인사를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LG전자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성장 정체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안정보다 쇄신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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