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23일 공개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관 모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슴에 꽃무늬 수가 놓여 있고 황금색이 도는 수의다. 장례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이 입은 수의는 경북 안동에서 생산되는 ‘안동포 수의’다. 안동포는 직접 대마를 길러 물레질을 해서 실을 뽑은 뒤 베틀로 짜는 등 수작업으로 만들며, 으뜸으로 꼽히는 옷감 소재다. 안동포 수의의 경우 한 벌에 약 700만~8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1년에 생산되는 양이 많지 않아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앞서 서거한 역대 대통령들도 입관 때 모두 안동포 수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 속에 누워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이마 옆에는 안개꽃이 장식돼 있는데 이는 구름을 의미한다. 통상 입관식 때는 관의 바닥을 안개꽃 백합 등 여러 종류의 꽃으로 장식한 후 그 위에 시신을 올리는데, 김 전 대통령 얼굴 옆 안개꽃도 이 같은 ‘꽃관 장식’의 일부다. 이상재 대한장례인협회 회장은 “꽃을 베고 주무시라는 의미로 관 바닥을 꽃으로 장식한다”면서 “특히 안개꽃은 구름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인이 하늘로 올라 가려면 가장 먼저 구름을 뚫고 가야 하므로 잘 올라가시라는 의미로 꽃관 장식에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관의 경우 화장을 하게 되면 불에 잘 타도록 얇은 관을 쓰지만 김 전 대통령처럼 매장할 때는 보통 두꺼운 나무 관을 사용한다. 오동나무 관이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지만, 고급인 소나무관이나, 최고급인 향나무관도 자주 사용된다.
한편 이날 입관식은 유재철 전 동국대 불교대학원 장례문화학과 교수가 지휘했다. 유 전 교수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관식도 지휘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