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계열 학자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의 EBS 사장 선임이 유력시되면서 노조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3일 EBS 사장 선임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5명의 상임위원들은 이날 12명의 지원자 중 면접 심사를 치를 대상자들을 선별해 이번 주 내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8일 마감된 EBS 사장 공모에는 이 교수를 포함해 윤문상 현 EBS 부사장, 이명구 전 EBS 부사장, 차만순 전 EBS 부사장, 이영만 현 EBS 감사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친일ㆍ독재 미화 등으로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로 2013년 “현재 좌파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연예계의 70%를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다.
EBS 노조가 이 교수 내정설에 무게를 두는 정황은 여러가지다. 신용섭 현 사장의 임기 만료(29일)를 앞두고 후보 마감 후 약 10일만에 최종 선임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하는데다, 방통위가 “공정한 심사진행”을 이유로 구체적인 면접 일정이나 선임 기준을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이달 초만 해도 “사장직에 응모하지 않을 계획”이라던 이 교수가 결국 응모한 것으로 밝혀진 점 등이다.
홍정배 EBS 노조위원장은 “공영방송 사장을 뽑는 중차대한 일을 이토록 촉박하게 진행한다는 건 이미 정해진 인물이 있다는 얘기”라며 “이미 2009년과 2012년 두 번이나 사장직에 응모했다 떨어진 이 교수가 (이번에는) 지원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가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바꿔 지원한 것도 내정설에 힘을 싣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부적격자로 퇴짜를 맞은 이 교수가 EBS 사장에 또 응모한 것은 온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EBS 노조는 이 교수에 대해 “역대 낙하산 사장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최악의 이념편향 인사”라며 사장 선임 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4일부터 사흘 간 총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한다. 또한 이 교수가 사장에 선임되면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방송법(정치적 중립성 등) 위반으로 고발할 계획이다. EBS 노조와 언론시민단체들은 24일 경기 과천시 방통위 앞에서 ‘EBS 이념편향, 정치편향 사장 선임 반대 촉구’ 공동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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