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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인간이 바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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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인간이 바로 이야기입니다”

입력
2015.11.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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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읽다'를 펴낸 소설가 김영하씨. 문학동네 제공
산문집 '읽다'를 펴낸 소설가 김영하씨. 문학동네 제공

소설가 김영하씨가 새 산문집을 통해 자신을 작가로 만든 문학 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읽다’(문학동네)는 먼저 나온 산문집 ‘보다’ ‘말하다’에 이은 산문 3부작의 완결판으로, 올 여름 50명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묶은 것이다.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부터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까지, 책과 이야기에 관한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풀어냈다.

‘독서 권장’은 기실 가정과 학교, 심지어 관에서도 하는 것이라 웬만큼 설득력 있지 않고는 잔소리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작가는 돈키호테와 현대의 ‘오타쿠’들을 연결시키며, 먼저 독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책 속 세계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져버린 돈키호테는, 슈퍼맨 힘의 원천을 두고 다투는 ‘빅뱅 이론’(미국 CBS 시트콤)의 레너드와 셸던으로 모습을 바꿔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것이 오타쿠들뿐일까. 작가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의 상당수가 경험이 아닌 이야기로부터 온 것이라며, 가상의 세계에 빠져 현실을 경원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해 묻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환상이고, 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현실일까요? 인간이 그것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현실에 너무 집착해 자기 내면의 정신적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 문제는 아닐까요?”

우리가 이야기로부터 세상을 배우고 해석한다면 인간은 과연 무엇일까. “네, 그렇습니다. 인간이 바로 이야기입니다.”

김영하 산문집 '읽다'
김영하 산문집 '읽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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