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은 최근 구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전학한 한 초등학생의 주소지를 확인한 결과 부모의 주소지가 구도심인 사실을 적발했다. 해당 학생의 부모는 시교육청의 권역별 중학교 배정설명회에 참석, 자녀의 진학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20만명을 넘기면서 행정수도로 연착륙중인 세종시 학교에 위장전입이 늘고 있다. 구도심(읍ㆍ면)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좋은 신도심(동) 학교로 자녀들을 통학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2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해 1월부터 올 11월 9일까지 구도심에서 신도심으로 학교를 옮긴 학생은 총 583명으로 집계됐다. 전학생은 지난해 244명, 올해는 339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전학생은 초등학생이 지난해 200명, 올해 298명 등 총 49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학생은 83명, 고등학생 2명이었다.
이런 현상은 쾌적한 시설과 상대적으로 좋은 면학 환경을 가진 일부 신도심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이 지역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도심 한 초등학교 교장은 “상급학교 배정 문제가 신도심으로 가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며 “현재로선 교육청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보다 내실 있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한 학부모는 “중앙부처 공무원이나 다른 대도시에서 전입 온 사람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인기가 많아 자녀를 이 학교들로 보내려는 학부모가 많다”고 했다.
문제는 이들 전학생 중 상당수가 위장전입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교육청도 실제 사례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지만, 위장 전입 실태 파악에는 사실상 손 놓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위장전입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각 학교에 배포한 전ㆍ입학 처리지침, 중학교 신입생 배정계획 등을 통해 위장전입 여부를 파악, 조치할 것을 주문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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