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가 2015년 세계 최고의 여자골퍼로 우뚝 섰다.
리디아 고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ㆍ6,540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우승은 거머쥐지 못했지만,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를 통해 시즌 각 부문 1위를 확정하며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2.42점을 획득한 리디아 고는 박인비(12.33점ㆍ2위)를 0.09점 차로 따돌리고 5주 연속 1위를 지켰다. 또 박인비(263만11달러)에게 17만여 달러 앞선 280만802달러로 상금왕에 등극했다.
올해의 선수 경쟁에서도 박인비(278점)에게 2점 앞선 280점을 기록해 수상을 확정했다. LPGA뿐 아니라 미국프로골프(PGA)와 미국프로야구(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프로아이스하키(NBL), 북미프로미식축구(NFL) 등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종전 기록은 NHL 전설 웨인 그레츠키(54)가 갖고 있었다. 그레츠키는 골프의 '올해의 선수' 격인 하트 메모리얼 트로피를 19세 때인 1980년 수상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타이거 우즈(40 ㆍ미국)도 21세가 돼서야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리디아 고는 다승 부문에서 시즌 5승으로 박인비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평균최저타수에서는 박인비(69.415타 ㆍ1위)에게 0.026타 뒤지며 2위에 자리했다. 그렇지만 올해 가장 많은 타이틀을 휩쓸며 최고의 여자골퍼가 됐다.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우승자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크리스티 커(28 ㆍ미국)가 차지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는 리디아 고에게 집중됐다. 경기 뒤 눈물을 흘린 리디아 고는 "아주 긴 시즌이었다. 좋은 일도 있었지만, 힘든 일도 많았다"며 "이번 주를 시작할 때 여러 상 가운데서도 올해의 선수상을 갖고 싶다고 말했는데 막상 그 상을 받게 됐다는 말을 듣고 감정이 더 벅차 올랐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0대의 나이로 신인왕(2014년)과 올해의 선수를 휩쓴 리디아 고를 두고 미국에서는 향후 우즈의 아성을 위협할 만한 골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이번 대회 전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은 리디아 고를 "역대 가장 위대한 10대 골퍼"라고 칭송했다. 현재의 기세가 지속된다면 우즈를 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게 골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같은 나이대로 비교했을 때 18세 리디아 고는 18세 우즈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전설들과의 비교에 대해 리디아 고는 "과연 내가 우즈와 비교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인비 언니, 원조 골프 여제인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우즈, 조던 스피스(미국) 등 대단한 선수들의 이름 옆에 내 이름이 거론돼 영광스럽다. 이것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리디아 고(LPGA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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