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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외유성 국외출장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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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외유성 국외출장 반복

입력
2015.11.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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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본회의장 전경. 천안시의회 제공
천안시의회 본회의장 전경. 천안시의회 제공

충남 천안시의회가 고질적인 외유성 국외출장 구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복지문화위원회는 지난달 10일간 서유럽을, 건설도시위원회는 9월 하순 7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각각 다녀온 뒤 최근 국외출장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연수단은 계획과 달리 다른 곳을 둘러보고, 보고서의 상당부분도 인터넷에서 검색한 자료를 그대로 옮겨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문화위원회는 국외출장 첫 날인 지난달 20일 파리의 한 시립어린이집과 루브르박물관을 견학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이에 대한 내용을 기술하지 않았다.

프랑스 베르사유국립음악원과 베르사유궁전을 견학한 뒤 이를 천안시의 공원 조성정책에 참고한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내용도 없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엑스포 현장 견학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탈리아 정부관광청과 바티칸도서관을 방문한다 해놓고 스위스 카펠교만 보고 온 것만 기록했다.

건설도시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출장보고서의 일부 내용은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 3~9페이지의 경우 인터넷에 있는 위키백과 내용을 상당수 베꼈다. 출장 전 정책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겠다던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시애틀과 밴쿠버 방문의 경우 1시간30분 동안 2개 기관을 방문하고 나머지는 관광으로 채웠다. 보고서 가운데 3, 4, 5일차 일정에 대한 내용은 캐나다 밴프국립공원과 요호구립공원, 밴쿠버 시내에서 사진을 찍는 정도에 머물렀다.

홈페이지에 공개한 3일간 일정 보고서는 “이곳을 방문하고 느낀 점을 말하면 자연환경과 인간,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에서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자연을 중시하는 캐나다 관광정책은 우리도 본받아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다”는 감상문 수준에 그쳤다.

시민 박모(56ㆍ서북구 쌍용동)씨는 “시의원들의 국외연수는 반대하지 않지만 시민혈세를 사용하는 만큼 내실 있는 일정을 가져야 한다”며 “외유성 출장에다 그나마 보고서조차 인터넷에 나와있는 내용을 베끼는 수준이라면 시민들로부터 ‘놀고 먹는 시의회’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일정 가운데 일부 장소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장소를 바꿔 재심의를 받았고, 일부 견학은 특별한 내용이 없어 보고서에 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국외출장에서 복지문화위원회는 4,400여만원을 들여 시의원 7명과 의회사무국직원 2명 등 9명, 건설도시위원회는 2,480만원을 들여 시의원 8명과 직원 2명 등 10명이 참여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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