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관을 사칭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인을 상대로 돈을 뜯어 내려 한 라이베리아인들이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양요안)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인 W(47)씨와 D(40)씨를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일명 ‘보니페이스’로 불리는 신원 불상자와 공모해 한국인 여성 이모씨를 속여 돈을 편취하려 한 혐의다. 보니페이스는 지난 달 이씨에게 자신을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국에 위치한 아프리카은행의 간부라고 소개하며 접근, “아프리카은행에 650만달러(약 73억원)를 예치한 채 사망한 프랑스인이 있는데, 상속인인 것처럼 가장해 예금을 인출하게 되면 40%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응한 이씨가 보니페이스의 지시에 따라 상속 관련 서류를 송부하자, 보니페이스는 아프리카은행의 것으로 가장한 메일을 보내 미국 외교관이 돈을 가지고 입국할 예정이니 1만7,500달러를 현금택배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날 자신을 외교관의 대리인이라고 소개한 한 외국인은 이씨를 만나 “1만7,500달러를 먼저 주면 창고에 가서 (돈) 가방을 찾아 가져다 주겠다”고 말했으나, 이씨가 수상히 여겨 돈을 주지 않으면서 이들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조사 결과 국내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지내던 라이베리아인 W씨와 D씨가 각각 미국 외교관과 그 대리인을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W씨는 지난 달 서울 용산구 주거지에서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285장을 취득하고,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 위조 여권을 제시하고 투숙한 혐의(위조외국통화취득 및 위조사문서행사)도 받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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