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25 편의점. 한국스포츠경제 DB
편의점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업체들은 점포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매출도 증가세다. 이런 호황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점주들의 '한숨'은 깊어간다. 점포수가 늘어난 만큼 경쟁이 심해진 탓이다. 본사만 살찌우는 현재의 수익구조도 문제다.
● 유통업계 부진에도 편의점은 호황
1∼2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편의점 매출과 점포 수는 급증세다. 근거리ㆍ소량 구매 위주의 소비 형태가 편의점과 가장 잘 맞다. 여기에 도시락 등 업체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한 것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상위 업체 3곳의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대비 최대 57% 이상 올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3조4,098억원이다.
3분기에만 매출 1조 2,919억원, 영업이익 618억원을 올렸다. 각각 작년 대비 36%, 43% 증가했다. BGF리테일의 씨유(CU)는 올해 3분기까지 3조 1,509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8% 늘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 5,107억원, 460억원으로 작년 대비 26.4%, 57.6% 뛰었다.
이 외에 미니스톱, 신세계의 위드미, 최근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 서희그룹의 로그인 등이 공격적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 GS25 점주는 결국 목숨 끊어
업계는 호황인데 점주는 곤욕스럽다. 본사 간 출점 경쟁으로 거리마다 편의점이 넘쳐난다. GS25 점포 수는 작년 말 8,290개에서 올 9월말 기준 9,045개로 755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CU는 8,408개에서 9,142개로 734개 증가했고 세븐일레븐은 7,230개에서 7,709개로 479개 많아졌다. 상위 3곳의 점포 수가 올해 들어서만 약 2,000개가 늘었다. 이 외에 미니스톱, 신세계의 위드미, 최근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 서희그룹의 로그인 등도 점포를 늘리고 있다.
주요상권에 한 집 건너 편의점이 들어서니 경쟁이 치열해졌고 매출은 떨어졌다. 같은 업체는 일정 거리를 둬야 하지만 다른 간판을 단 편의점은 바로 옆에 문을 열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서울 종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매출이 계속 줄어들어 아르바이트 고용비 아끼려고 요즘은 아내와 내가 번갈아 가게에 나오고 있다"고 했다. 다른 점주는 "1년 동안 쉬지 않고 편의점을 운영해 봐야 본사가 가져가는 것 제하고 아르바이트 비용, 임대료 등을 빼면 겨우 150만원 정도 가져간다. 내 인건비도 안 빠진다"며 하소연했다.
편의점은 본사와 수익을 공유한다. 가맹점 매출이 떨어져도 본사는 꼬박꼬박 본사 몫을 챙긴다. 또 다른 점주는 "대부분 본사와 가맹점은 매출이익을 4대 6으로 나눈다"며 "요즘 같을 때는 본사 몫을 좀 줄여주면 그나마 살만할 텐데 아무리 하소연 해도 본사는 요지부동이다"고 가슴을 쳤다.
최근 경기도 안산에서 GS25를 운영하던 한 점주가 생활고로 자살했다. 그는 편의점을 개업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적자에 허덕였고 계약을 해지하려 했지만 위약금 때문에 고민이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준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장은 "본부는 점포가 생길 때마다 매출이 오르지만 점주는 주변에 편의점이 늘어나면 매출은 반토막이 된다"고 말했다.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지난해 보수ㆍ배당으로 80억원 챙겨
점주와 달리 편의점 본사를 소유한 오너들은 매년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수와 배당을 챙기고 있다.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28억 9,800만원, 배당금은 무려 51억 6,450만원이다. BGF리테일 주식을 가진 친인척들의 배당금을 합치면 무려 89억 6,642만원에 이른다. BGF리테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15억원. 당기순이익의 10%가 넘는 금액이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급여 등을 포함해 총 12억 1,300만원이다. GS리테일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 배당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그룹 지주사인 GS는 배당을 통해 303억 7,706만원을 챙겼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약 36억 2,276만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비상장기업이라 임원의 보수는 파악이 안 되지만, 지분관계 등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98% 이상이 코리아세븐의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을 포함한 롯데그룹 계열사가 가져갔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와 배당은 규정대로 지급되고 있다는 본사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점주들의 원성은 높다.
서울 종로의 한 편의점 점주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고생은 내가 하고 돈은 높은 양반들이 다 가져가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말로는 같이 살아야 한다고 해 놓고 결국 자기들 주머니만 챙기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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