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민비(명성황후를 낮춰 부르는 말)에 빗대는 등 망언을 일삼는 산케이(産經)신문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고자질 외교의 표본'이라고 망언을 했다.
산케이는 23일자 기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타계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업적에 대해 폄하, 왜곡 보도했다. 산케이는 "김 전 대통령 정권 하에서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태에 빠졌다"면서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일제 강점기의 상징적 존재인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했다"고 소개했다.
1995년 11월 방한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에게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 "이번엔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고자질 외교의 힌트가 됐을 수 있다"면서 김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해 '고자질 외교'라고 폄하했다.
요미우리(讀賣) 등 보수 성향의 일본 언론들은 그간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를 '고자질 외교'라고 폄하해 왔다. 박 대통령이 일본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한일 양자 문제를 국제 사회로 들고나가 '고자질'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산케이는 김 전 대통령이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의해 반일감정을 정치에 이용했다고 근거 없는 해석보도를 했다. "야당 생활을 오래한 김 전 대통령에게 무엇보다 든든한 것은 여론이다"면서 "(김영삼 대통령이) 실정을 커버하고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 국민이 좋아하는 반일 노선을 펼 수 밖에 없었다"고 산케이는 해석했다.
그 예로 김 전 대통령이 펼친 '쇠말뚝 뽑기 사업'을 들었다. 일제는 한국의 민족 정기 말살을 위해 일제 강점기 전국 명산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속설이 있는데, 김영삼 대통령 재임시절 이 쇠말뚝을 제거하는 작업이 벌어져 약180개를 뽑았다. 이에 대해 산케이는 "산의 형태 등으로 길흉을 점 치는 풍수학이 왕성한 한국에서 널리 믿어지고 있는 '일제 전설'"이라고 발뺌했다.
그러면서 산케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NHK위성 방송을 좋아하고, 은퇴 후에는 일본 병원에서 전립선 수술을 받았으며, 와세다 대학 강단에 섰던 것"을 볼 때 "김영삼 대통령이 일본을 싫어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펼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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