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태어난 혼다의 정통 세단 ‘어코드’는 미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일본 자동차로, 세계적 베스트셀링 자동차다. 8세대 어코드는 국내에서도 2009년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혼다를 수입차 시장 1위로 끌어 올렸지만 2012년 출시된 9세대 모델은 독일산 디젤차에 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어코드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2016년형 부분 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의 아성이 무너져 내린 만큼 명예회복 하기에 좋은 시기다.
지난 17일 경기 양평군 일대에서 시승한 2016년형 뉴 어코드는 상위 트림인 3.5 V6다. 차체 크기와 중후한 분위기는 기존 모델과 차이가 없지만 전면부를 뒤덮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눈길을 끈다. 9개의 LED로 이뤄진 헤드램프를 비롯해 주간주행등, 안개등까지 모두 LED로 교체됐다.
내부는 최근 흐름을 따르기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스마트폰으로 연동하는 애플의 카플레이가 적용됐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을 갖췄다. 사이드 미러에 달린 카메라로 사각지대 영상을 띄워주는 레인 워치(Lane watch) 시스템도 구비했다.
어코드에 새로 들어간 스마트키 원격 시동은 요즘 완성차들에 거의 없는 기능이다. 혼다는 지난달 출시한 올 뉴 파일럿부터 겨울에 쓸 만한 이 기능을 넣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이전과 같았지만 3.5ℓ 6기통 가솔린 엔진이 넉넉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어도 준수한 승차감을 유지하며 무난하게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서스펜션 체결 부위를 강화하고 차체의 비틀림 강성을 높여서 급한 곡선 구간도 안정적으로 재빠르게 빠져 나갈 수 있다. 지방도와 고속도로 등 약 60㎞를 규정 속도로 주행한 뒤 연비를 측정해 보니 ℓ당 약 11.5㎞로, 공인 복합연비(10.5㎞/ℓ)보다 높다.
다만 휠 베이스(축간거리)가 쏘나타(2,805㎜)보다 짧은 2,775㎜여서 실내 공간이 넓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웬만한 국산차들도 갖춘 오토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 없고 자동변속기가 여전히 6단에 머물고 있는 점이 아쉽다.
국내 출시 트림은 부가가치세 포함 3,490만원인 2.4 EX-L과 4,190만원인 3.5 V6 두 가지다. 풀 옵션을 감안하면 괜찮은 가격 경쟁력이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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