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화에 이바지했다고 한 목소리로 기리며 고인을 추도했다. 특히 여야 지도부는 예정됐던 일정까지 취소한 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하는 모습이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된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 축사 일정을 취소하고 종일 빈소를 지켰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추모 논평에서 “오늘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별이 졌다”며 “민주화 운동의 영웅이자 화신이었던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슴 깊이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통령 취임 후 금융실명제 실시와 하나회 척결 등 누구도 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개혁을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강원지역 방문 일정을 취소한 채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60년 역사의 뿌리인 분”이라며 “한국 야당의 산 증인이었던 분에 대한 애도 차원에서 일정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독재 시절 정권에 의해 국회의원직을 제명당한 최초의 국회의원이었으며, 그의 제명은 부마항쟁으로 이어져 유신의 종막을 고하는 도화선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은 특히 광주 민중 항쟁을 민주화 운동으로 승화시키고 신군부에게 광주 유혈 진압의 죄를 물어 우리의 불행했던 과거사를 정리하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화의 최선봉장이었던 이 시대의 영웅을 잃은 슬픔을 무엇에 비견하리오”라고 애통해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애도했고, 건강상 이유로 직접 조문하지 못한 노태우 전 대통령도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우리 국민은 김영삼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평가했고, 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제일 선봉에 서서 싸운 분이고 민주화를 이룩한 분이다. 그 두 분(김영삼·김대중)하고 민주화 투쟁했던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운동과 문민정부 출범을 통해 민주주의의 길을 넓힌 지도자”라며 명복을 빌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지도부는 이날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더하기)와 함께 4자연대를 공식화 하는 통합 전당대회를 가진 뒤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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