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부리고래 등 2마리 대상으로 실시
해양포유류 질병상태 등 조사
해양포유류의 건강ㆍ질병상태를 조사하기 위한 ‘고래 부검’이 제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이뤄졌다.
서울대 수의학과와 미국 야생동물보건센터(NWHC),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제주대 수의학과,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부검팀은 지난 21일 오전 제주대 수의학과 부검실에서 고래 사체 2마리를 부검했다.
부검 대상은 지난 7월20일 서귀포시 대정읍 방파제에서 발견된 희귀종인 혹부리고래와 6월22일 서귀포시 표선면 근해에서 유자망 어선에 포획된 큰돌고래 사체다.
그동안 국내에서 고래 등 해양포유류에 대한 사체 부검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일부 이뤄지긴 했지만 건강과 질병상태를 조사하는 등 병리학적으로 시행하는 부검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부검팀은 우선 육안으로 고래에 이상이 없는 지 겉모습을 관찰한 뒤 길이와 몸무게 등 외관상 특징을 측정하고, 해부를 실시해 내부 장기 상태를 파악한 후 시료를 채취했다.
부검팀은 채취한 시료로 바이러스와 질병에 대한 체계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환경물질에 의한 오염 여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날 고래 부검은 환경부가 야생동물의 건강과 질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 건립에 앞서 실시한 예비조사다.
국립양생동물보건연구원 설립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대 이항(수의과대학)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해양포유류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나 질병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제주에 좌초된 고래가 있다고 해서 부검을 실시하게 됐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질병 발생이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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