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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기술로 공사 따낸 SK건설.. “상생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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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기술로 공사 따낸 SK건설.. “상생이 길”

입력
2015.11.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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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SK건설, 상생의 새로운 길 개척한다

우수인력 키워 협력사 구인난 해소 앞장.. 사업파트너와 연 10회 이상 소통의 장도

지난 3월 서울 중구 을지로 지 플랜트(G.plant) 사옥에서 열린 '공정거래 이행 협약식' 모습. SK건설 제공
지난 3월 서울 중구 을지로 지 플랜트(G.plant) 사옥에서 열린 '공정거래 이행 협약식' 모습. SK건설 제공

SK건설은 지난해 협력업체의 플랜트모듈 제작 기술을 전면으로 내세워 캐나다 포트힐스에너지로부터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를 단독으로 따냈다. 이 협력업체의 플랜트모듈 제작 기술은 플랜트 시설을 어느 정도 완성한 후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기술로 공사기간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 공사비도 많이 낮출 수가 있다. 협력업체에서 이 기술을 탄생시키는 데에는 SK건설의 지원이 컸다. SK건설은 13개 협력업체와 플랜트모듈 제작 및 설계용역 위탁 등 하도급 계약을 맺고 249억원을 투자했다. 협력업체들은 SK건설의 지속적 투자 덕분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었고 지난해 SK건설과 동반 해외 진출이라는 성과도 이뤘다. SK건설이 이 건으로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정한 ‘동반성장 모범사례’에 포함되기도 했다.

상생은 기업에게 더 이상 선택 항목이 아니다. 특히 대기업은 협력업체 수가 많은데다 대부분 유리한 입장에서 하도급업체와 계약을 맺는 탓에 ‘갑질’의 온상이 되기가 쉽다. 대기업이 누구보다 의식적으로 또 계획적으로 상생활동을 펼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대변화에 따라, 사회 요구에 따라 ‘동반성장’이 탄생했다면, 이를 발전시키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SK건설은 이런 점에서 상생의 우수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SK건설은 협력업체를 ‘비즈 파트너’(사업 파트너)로 부른다. 용어 자체에 갑을 관계의 느낌이 강한 하도급업체란 표현 대신 많은 기업들이 협력업체라는 단어를 널리 쓰고 있는데,

SK건설은 이보다 더욱 동등한 입장을 나타내는 말을 찾다가 ‘비즈 파트너’를 택하게 됐다.

이처럼 단어 선정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는 SK건설은 2011년부터는 ‘행복날개협의회’를 발족해 협력사와의 소통과 협력체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협의회에는 외주와 조달을 맡은 100여개 협력사가 활동 중인데, 이들로부터 단순히 애로사항을 듣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매년 산행과 간담회, 연말송년회 등 10회 이상의 ‘스킨십’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야외활동 외에도 SK건설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은 틈만 나면 협력업체를 방문해 현장에서 어려운 점을 듣고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SK건설의 동반성장팀은 업계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건설사는 해외 건설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국내주택도 경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안정적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협력사에 지속적으로 금전적 지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SK건설은 금융자금 같은 현물성 지원뿐 아니라 제도 정비에 초점을 맞췄다.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조기 도입하고 하도급상벌제도 등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SK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은 매출의 70% 이상이 협력사와의 연계를 통해 창출된다”며 “금전적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불공정거래를 관행을 없애고 신뢰가 있는 협력관계를 추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꾸준히 제도 정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SK건설은 지난6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주관하는 ‘2014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건설부문 최초로 최우수 등급에 선정되기도 했다.

소외된 이웃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봉사활동이 이달 400회를 돌파했다. 조기행(오른쪽 세번째) SK건설 사장 및 임직원들이 이를 기념하며 명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SK건설 제공
소외된 이웃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봉사활동이 이달 400회를 돌파했다. 조기행(오른쪽 세번째) SK건설 사장 및 임직원들이 이를 기념하며 명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SK건설 제공

협력업체 해외현장관리자 채용 및 양성사업도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2013년부터 시행한 이 프로그램은 협력사가 해외 현장에서 인력을 요청하면 SK건설이 교육생들을 선발해 교육을 시킨 뒤 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졸업생이 총 57명인데 이중 협력사에 채용된 인원은 53명이다. 이들은 6개월간 800시간에 걸쳐 플랜트ㆍ발전 등 현장 직무와 영어 강의, 현장실습 교육을 받는다. 협력사가 해외에 진출했을 때 단독으로 현장관리자를 채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 SK건설이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의 ‘K-Move 우수사업’과 산업인력공단의 우수과정에 선정됐다.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업종의 특성을 십분 살렸다. SK건설은 2006년부터 임직원들의 자발적 모금과 참여를 바탕으로 주거개선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10년간 활동 횟수는 400회, 누적 봉사인원만도 5,000명이 넘었다.

서울과 경기 인천, 영남 등 고객센터에서 매달 한 차례씩 장애인, 소년ㆍ소녀 가장, 기초생활보호대상자, 탈북자, 홀몸어르신 등 소외된 이웃들의 집 환경을 바꾸는데 힘쓰고 있다. 목공과 도배, 단열, 방수, 타일, 창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봉사팀이 해당 가정을 방문해 장판교체와 대청소는 물론 보일러 교체, 누수 보수, 지붕 붕괴 위험 보수, 단열 시공 등 일반 봉사자들이 하기 어려운 작업을 직접 하고 있다.

또 남미ㆍ중동 등 해외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음트와라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10톤 규모의 물탱크를 설치해 기부했고, 지난해 3월에는 아프리카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 인근 학교에 2층 규모의 급식소를 지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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