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제네시스 차량이 22일 오전 서울 영동대교 북단에서부터 삼성동 코엑스 남문까지 약 3km 구간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 운전자가 핸들 등 어떤 조작을 하지 않아도 도로 상황 등을 파악해 인식된 목적지까지 알아서 가는 차가 자율주행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22일 도심 한복판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시연하는 행사를 가졌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들은 물론 구글 같은 IT업체들까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 도심에 나타난 자율주행자동차…꿈이 현실로
자율주행차량이 국내 처음으로 도심의 도로를 달렸다.
현대차는 22일 오전 영동대교 북단에서 코엑스 남문까지 약 3km구간에서 자율주행 선행기술이 탑재된 제네시스 차량을 운행했다. 현대차는 이번 자율주행 시연을 통해 주행 차선 유지, 서행 차량 추월, 기존 차선 복귀 등 도심 실제 주행 환경 속에서 적용 가능한 선행기술(완전 자율주행 기술의 전초 단계의 기술)을 선보였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현대차 기술지원 인력들과 직접 차량에 탑승해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체험했다. 이번 시연행사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고층 빌딩들이 즐비해 위성항법장치(GPS)가 취약한 도심의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량이 달린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말 서울모터쇼 프리뷰 행사를 통해 이미 자율주행 선행기술인 혼잡구간주행지원시스템(TJA)을 선보였다. 차선이 보이지 않는 도로에서 주변 차량의 주행 궤적을 인지해 차량 간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또 12월 출시예정인 제네시스 EQ900에는 고속도로상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AD)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보인 자율주행 기술은 TJA와 HAD를 기반으로 다양한 센서 정보를 융합하고 판단 및 제어 기술을 향상시켜 실제 도로 환경에 맞춰 차선변경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위치ㆍ자세 추정 및 주행환경 인식 기술, 경로생성 및 주행상황 판단 기술ㆍ차량제어 기술 등이 핵심이다. 주행환경 인식 기술은 차량 내 고성능 GPS와 정밀지도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를 추정하고, 전ㆍ후ㆍ측방 레이저 스캐너ㆍ레이더ㆍ카메라 등 고정밀 센서를 통해 파악된 정보를 기초로 주변 차량, 보행자 등 장애물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외부에서 수집된 정보는 주행상황 판단 기술을 통해 주변의 교통흐름 상황에 맞는 안정적인 주행 경로를 생성한다.
차량제어 기술은 정보 분석으로 생성된 최적 경로와 주변 상황을 통합해 차량을 부드럽고 정확하게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 도로를 달리는 현대차의 자율주행차량.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 3월 서울모터쇼 프리뷰 행사를 통해 2020년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구현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이미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TJA와 HAD은 물론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등 자율주행 기술의 기본이 되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주요 양산차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 완성차 브랜드 앞다퉈 기술개발…2020년 전후 상용화
자율주행은 최근 자동차 업계의 이슈다. 완성차 업계는 물론 IT업체까지 직접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자동차부품연구원과 코란도 C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공동 연구개발 중이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는 본사와 협업을 통해 그룹 차원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도 이미 다양한 기술을 보유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3년 약 100km의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토요타는 충돌 회피, 피해 경감을 지원하는 예방 안전 패키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개발해 올해부터 일부 모델에 도입하고 있다. BMW와 아우디도 다양한 무인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최양희 미래부 장관(뒷자석)이 자율주행차량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IT업체들의 가세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시너지를 일으키며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구글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부터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017년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애플 역시 비밀리에 무인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볼보자동차와 기술 제휴를 통해 자동차 시장에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기술개발에 가속도가 붙으며 2020년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본격 상용화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기술은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이 되는 기술이다"며 "2020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향후 수년 내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가 이뤄져 시장 규모가 2020년 7,305대, 2035년 9,544만대로 커지면서 산업 패러다임을 급격하게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는 부품시장 규모 역시 현재 7,000만개에서 2020년 약 2억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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