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이 총선 최종 개표 결과 의회 의석의 59%를 확보했다. 이로써 미얀마 야당은 대통령을 배출하고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최종 개표결과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상ㆍ하원 통틀어 390석, 군부를 대표하는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42석, 기타 정당들이 59석을 각각 차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미얀마를 지배했던 군부는 헌법에 의해 ‘선거에 관계 없이 상ㆍ하원 의석의 25%’를 할당 받는다.
이로써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기수인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는 상ㆍ하원 총 657석 가운데 59%를 확보하게 됐다.
새 의회는 내년 2월 1일 출범하며, 개원 직후 상ㆍ하원 의장 선출과 함께 대통령 선거를 실시한다. 결국 대통령 선출은 상ㆍ하원 합동회의가 열릴 2, 3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반 의석을 차지한 NLD는 대통령 후보를 내고 당선시킬 수 있다. 군부 지배를 끝내고 실질적인 문민 정부가 출범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국적 아들을 두고 있는 수치 여사는 ‘외국 국적 자녀를 둔 국민은 대선 출마 불가능’이라는 헌법 조항에 따라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태다. NLD는 총선 압승 분위기를 몰아 이 조항을 개정함으로써 수치 여사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다는 방침이지만, 개헌 여부는 불투명하다. 수치 여사는 투표 직후 테인 세인 대통령, 민 아웅 흘라인 군 최고사령관, 슈웨 만 하원 의장에게 국민 화합을 위한 대화를 제의했지만, 회동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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