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감독님, 멋져요."
한국야구 대표팀이 김포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이 22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라 우승 트로피와 함께 귀국하는 대표팀을 맞이하기 위해 이날 공항에는 선수단 도착 한 시간 전부터 수십 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선수단이 입국장에 나타난 오후 3시45분 경에는 백여 명의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선수단을 반겼다.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팬들은 "감독님, 멋져요"를 외치며 김인식 감독을 응원했다. 이어 "이대호" "김현수" 등 선수들의 이름을 차례로 연호하며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김인식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에 꽃 목걸이를 걸어주며 격려했다.
선수들은 담담히 대회의 우승 순간을 돌아봤다.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아 팀 우승을 이끈 이대호(33·소프트뱅크)는 "선수들과 코치님들과 함께 '해보자' 하고 뭉쳤던 게 큰 힘이 돼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29·넥센) 역시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경기마다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을 했고,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단이 하나로 뭉쳤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일정 조정으로 인한 불편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는 선수들을 더 단단하게 뭉치게 한 계기가 됐다. 박병호는 "대회 일정이 꼬이면서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도 있었지만, 이를 풀 방법은 우승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평도 자제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MVP를 차지한 김현수(27·두산)는 "내 앞에 정근우, 이용규(이상 한화) 선배가 있고 뒤에 이대호, 박병호 선배가 있으니 내게 정면 승부를 펼치는 투수가 많았다. 운이 좋아 내가 MVP를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활약 비결에 대해서는 "예선전까지는 긴장을 많이 해 타석에서 힘들었는데 그런 부담을 이기고 나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해주신 것을 알고 있다. 그 덕분에 찬스를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대표팀에는 유난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선수들이 많았다, 입국장에서도 '예비 빅리거'들은 단연 주목을 받았다. 미네소타와 연봉 협상 중인 박병호는 "아직 (협상을 위한) 미국 출국 계획은 없다.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해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에이전트에게 맡겨 놓은 상황이다. 좋은 조건이 오는 팀으로 보내줄 거라고 믿고 있다"며 "한국에 남았을 땐 (두산 외) 다른 팀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가 입국장을 빠져나갈 때는 "가지 마세요"라는 팬들의 '간절한' 외침이 들리기도 했다.
이대호는 "일단은 자고 싶다. 몸이 너무 힘들다. 가족과 시간을 보낸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포공항=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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