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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뭐냐 물으면... '팀 코리아'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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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뭐냐 물으면... '팀 코리아'를 보라

입력
2015.11.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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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오른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과 선수들이 22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오른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과 선수들이 22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 대표팀의 ‘위대한 도전’이 대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대표팀은 지난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으로 이겨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엔트리 구성부터 난항을 겪으며 기대보다 더 많은 우려를 안고 출발했지만, ‘팀 코리아’라는 이름 아래 뭉친 선수단은 그 누구보다 강한 모습으로 대한민국 야구 역사에 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대표팀은 22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세대교체 성공

이번 대표팀의 약점 중 하나는 ‘경험’이었다. 최종 엔트리에 든 28명 중 11명의 선수가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을 만큼 국제 대회가 낯설었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촉매제가 됐다. 특히 빈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마운드는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젊은 투수들은 배짱을 무기로 국제무대에 화려한 첫 발을 내딛었다. 임창민(NC)은 이번 대회 4경기에 나와 4이닝 무실점 쾌투를 선보이며 대표팀의 새로운 기둥으로 떠올랐다. 심창민(삼성)은 지난 19일 미국과의 조별라운드 경기에서 2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 4개를 빼앗으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첫 무대인 걸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배짱투였다. ‘에이스’로 떠오른 기둥들도 있다. 장원준(두산)은 1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예선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16일 쿠바와의 8강전에서는 4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는 등 고비마다 마운드를 지켜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차우찬(삼성)은 14일 멕시코와의 조별 예선에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8탈삼진을 기록하는 괴력투를 선보이는 등 철벽 불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

김인식 매직

대표팀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건 데에는 승부사 김인식 감독의 노련한 경기 운영도 큰 몫을 했다. 김 감독은 2009년 시즌 뒤 한화 지휘봉을 내려 놓으며 현장을 떠났지만 이번 프리미어12 수장을 맡아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6년 만의 현장 복귀였지만 그의 지휘 능력은 역시 국민감독이란 탄성이 나오게 했다. 현란한 투수 교체는 가장 강력한 마운드를 탄생시켰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8경기를 치르며 팀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A조 1위로 8강전에서 탈락한 캐나다(6경기 1.8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상대가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 노련한 마운드 운용은 갖고 있는 자원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언더핸드와 좌완, 우완 투수들을 고루 섞어 등판시키며 상대 타선이 눈에 익힐 시간을 주지 않았다. 특출한 에이스가 없던 불펜은 오히려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일본과의 개막전과 미국전 연장 승부치기를 제외하고 대표팀 불펜은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면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기고 있던 경기에선 승리에 대한 확신을, 뒤지고 있던 경기에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것 역시 ‘짠물 마운드’였다. 신들린 대타 기용 또한 드라마 같은 역전극의 발판이 됐다. 지난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 양의지(두산)와 김재호(두산)를 빼고 대타 오재원(두산)과 손아섭(롯데)을 연속 기용해 무사 1ㆍ2루 찬스를 만들었다. 분위기를 탄 대표팀은 4-3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태극마크 투혼

지난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를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안 아픈 선수가 없다. 다들 안 좋은 곳이 있다고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4번 타자 이대호(소프트뱅크)는 지난달 일본시리즈 중 손바닥 부상을 입었고, 유격수 김상수(삼성)도 발 뒤꿈치가 좋지 않았다. 포수 양의지는 포스트시즌 중 발가락 골절을 당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가대표라는 이름 아래 뭉쳤다. 이대호는 “쉰다고 마음이 편하겠나. 국가대표로 뛸 수 있다는 게 좋은 것이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도 태극마크의 책임감을 먼저 이야기했다. 대회를 치러가면서도 선수들은 부상에 시달렸다. 박병호(넥센)는 오른 발가락 통증을 호소했고, 민병헌(두산)은 왼 발등에 공을 맞았다. 이용규(한화)는 급체 증세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강민호(롯데)는 주루 플레이 중 허리를 삐끗했고, 우규민(LG)은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에서 타구에 오른손을 맞았다. 하지만 부어 오른 손을 보면서도 우규민은 “나도 나라를 위해 던지고 싶다.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아픈 게 어디 있나”라며 강한 집념을 내보였다. 결국 부상도 막지 못한 이들의 투혼은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로 돌아왔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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