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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는 왜 테러의 땅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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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는 왜 테러의 땅이 됐나

입력
2015.11.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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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말리 특수부대와 프랑스군의 합동 진압작전으로 인질극이 종료된 말리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경찰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이날 이슬람 무장단체가 이 호텔에서 벌인 인질극으로 인질 19명과 테러범 2명 등 총 21명이 사망했다. 바마코=AF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말리 특수부대와 프랑스군의 합동 진압작전으로 인질극이 종료된 말리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경찰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이날 이슬람 무장단체가 이 호텔에서 벌인 인질극으로 인질 19명과 테러범 2명 등 총 21명이 사망했다. 바마코=AFP 연합뉴스

1958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서아프리카 말리는 종족 간 분열에서 비롯된 내전과 군사 쿠데타에 따른 정권 붕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내전 개입 등이 이어지며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2년여 전부터는 프랑스 등 서방이 극단주의 세력 격퇴를 위해 말리 정부군을 적극 도우면서 외국인 대상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수도 바마코의 호텔에서 벌어진 대규모 인질극의 배후에도 이러한 혼란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서방에 보복하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있었다.

말리 내전은 2012년 남부 지역민들에게 권력과 부가 모두 쏠린 것에 불만을 키워온 북부 유목 민족 ‘투아레그족’이 정부군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며 시작됐다. 이들은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용병으로 근무하다 카다피 사망 후 귀국했는데, 리비아에서 얻었던 무기와 군용 장비 차량을 다수 가져온 터라 전투력이 상당했다.

내전이 격화하던 2013년에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이 교체된 데 이어 알카에다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까지 내전 개입에 나서며 정국은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알카에다북아프리카지부(AQIM)를 비롯해 서아프리카 통일과 지하드를 위한 운동(MUJAO), 안사르 딘 등이 연합해 정부군과 충돌했다. 이들은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목표로 삼았고, 주둔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기도 했다.

수세에 몰린 말리 정부는 그 해 프랑스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프랑스는 공습을 비롯해 4,000여 명 규모의 지상군을 말리에 주둔시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퇴치 작전을 벌였다. 올 6월 정부와 투아레그족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3년 간의 격돌에 마침표를 찍는 듯 했지만, 곳곳에 은신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또다시 존재를 과시하듯 테러를 자행하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들은 올 3월 수도 바마코의 한 음식점을 공격해 5명이 숨졌고, 올 8월에는 서북부 세바레의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12명이 사망했다.

이번에 벌어진 래디슨 블루 호텔 인질극도 마찬가지다.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무라비툰은 20일 “호텔 인질극은 우리와 AQIM가 저지른 일”이라며 “용감한 기사들이 이슬람 예언자를 조롱한 서방에 복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방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말리 정부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이 호텔을 상징적으로 공격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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