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말리 수도의 고급호텔에 20일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난입해 외국인 투숙객과 호텔 직원 등을 억류하고 인질극을 벌여 최소 27명이 사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말리 특수부대는 미군, 프랑스군과 함께 호텔 진입 작전을 펼친 끝에 무장 괴한 2명을 사살했으며 말리군은 “더는 인질이 없다. 인질 사태는 종료됐다”고 밝혔다.
괴한들의 호텔 습격으로 미국인 1명, 중국인 3명, 프랑스인 1명과 벨기에인 1명, 말리인 2명 등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내부의 2개 층에서는 27구가 발견됐으나 이들의 국적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유엔 관계자는 “말리 국적자 2명과 프랑스 국적자 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으며 벨기에 정부는 자국민 1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대사관이 억류된 중국인 인질 7명 중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호텔은 말리 주재 외교관들이 다수 머무는 단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에어프랑스' 직원을 포함해 서방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숙소로 알려졌다.
말리 특수부대 등은 인질극이 벌어지고 나서 호텔 내부로 들어가 객실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투숙객들을 바깥으로 유도했다. 이번 인질극을 벌인 괴한 2명은 말리군과 수시간째 대치한 끝에 사살됐다.
유엔 관계자는 “호텔 로비에서 시신 12구, 2층에서 시신 15구가 각각 발견됐으며 수색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괴한이 애초 억류한 인질 170명 중 수십명이 먼저 풀려나고 나서 나머지 다수는 말리군 작전 후 나중에 추가로 석방됐다.
각국 정부는 자국민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인도 외교부는 인질 중에 20명이 자국민이라고 밝히면서 이들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이 호텔에 머물던 에어프랑스 직원 12명 모두 안전한 상태라고 확인했다. 터키 언론도 터키항공 소속 승무원 6명이 호텔 내 억류돼 있다가 이중 3~5명이 풀려났다고 전했다.
한편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무라비툰은 이번 말리 호텔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알무라비툰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조직이 말리의 래디슨 블루 호텔 공격의 배후라고 밝혔으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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