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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말리 고급 호텔서 170명 인질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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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말리 고급 호텔서 170명 인질극

입력
2015.11.2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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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 보안대가 20일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풀려난 인질들을 후송하기 위해 차에 태우고 있다. 바마코=AFP 연합뉴스
말리 보안대가 20일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풀려난 인질들을 후송하기 위해 차에 태우고 있다. 바마코=AFP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말리의 수도 바마코의 고급 호텔에 20일(현지시간) 오전 이슬람 무장단체 소속 괴한들이 침입해 인질극을 벌여 프랑스인 1명 등 최소 3명이 숨졌다고 영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AFP는 “구출작전 이후 호텔에서 18구의 시신이 수습됐다”라고 보도해 인질 가운데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 대해선 말리 알카에다 연계 조직 중 하나인 ‘알무라비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트위터로 20일 오후 주장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무장한 괴한 10여명은 이날 오전 7시 바마코 도심 5성급 래디슨블루 호텔로 외교관 출입증과 번호판이 부착된 차를 타고 진입, 자동소총을 마구 쏴대며 아랍어로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친 후 7층으로 올라가 투숙객 140명과 직원 30명을 인질로 잡았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 호텔에는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인사와 이슬람 무장단체간 평화협상과 관련된 대표단이 묵고 있으며, 인질 중에는 중국인 10명, 인도인 20명이 포함돼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7층에서 총 소리가 들려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라며 “테러리스트들이 복도에서 마구 총을 쐈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범인은 인질 중 코란 구절을 외울 수 있는 사람 일부를 풀어줬다고 밝혔다.

인질극 상황이 벌어진 직후 현지 경찰에 의해 객실 190개로 이뤄진 호텔 전체와 주변 도로가 봉쇄됐다. 말리 국영TV에 따르면 사건 발생 2시간 여 만에 시작된 말리 군경의 진압작전을 통해 터키항공 승무원 5명, 에어프랑스 승무원 12명 등 인질 80명이 풀려났다. 이후 답보상태에 빠진 인질 구출작전은 프랑스에서 이날 급파된 인질구출 전문 경찰특공대와 미군 특수부대가 작전에 참여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AFP통신은 사건 발생 6시간여가 지난 뒤 호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더 이상 억류된 인질은 없다”고 전했다.

말리 바마코에서는 올 8월에도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을 침입해 총기를 난사, 정부군과 유엔직원 등 8명이 숨진 바 있다. 5월에는 이슬람무장단체의 테러로 바마코 시내 레스토랑에서 프랑스와 벨기에 시민 등 5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1899년부터 프랑스 식민 통치를 받은 말리는 1960년 독립한 이후 줄곧 이슬람무장단체가 발호해 주둔하는 프랑스군과 유엔군을 상대로 한 테러가 빈번했다. 특히 2012년 북부 말리 지역을 이슬람국가(IS) 연계 조직인 ‘안사르 디네’가 장악한 후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엔평화유지군과 대치가 계속되면서 치안이 위태로운 상태다.

한편 수니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는 19일 뉴욕 테러 위협 동영상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 백악관 자폭 공격 및 프랑스 추가 테러를 예고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즉각 “미국 내에서 믿을 만한 테러 위협은 없다”고 일축했지만 파리 테러에서 비롯된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동영상은 파리 테러 TV뉴스 장면으로 시작하며, IS 남성 무장대원 두 명이 등장해 폭탄 벨트와 자동차 폭탄으로 미국ㆍ프랑스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장 대원은 검은색 머리띠와 청색 가운을 입고 턱수염을 기른 모습이었다. 이들은 “우리는 파리에서 시작해 백악관에서 끝을 낼 것”이라며 “백악관을 불태워 검게 만드는 것은 알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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