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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금지'하려다 '대리 잔치'로 끝난 대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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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금지'하려다 '대리 잔치'로 끝난 대종상

입력
2015.11.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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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잘 전달하겠습니다."

대종상영화제가 대리 수상의 잔치로 끝났다.

이례적으로 시상식을 앞두고 참석 배우에게만 주겠다고 했던 대종상영화제.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리 수상의 장이 됐다.

전지현은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지만 끝내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영화 '암살'의 스태프가 나타나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함께 후보에 올랐던 김윤진 김혜수 엄정화 한효주도 예고대로 레드카펫 근처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황정민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후보자였던 하정우 손현주 유아인 등도 식장에는 없었다. 주요 시상 부문에 오른 배우 모두 불참했다. 트로피는 황정민 대신 강하늘이 전달 받고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녀 인기상 김수현과 공효진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우조연상 오달수, 여우조연상 김해숙 등도 대종상을 외면했다.

신인 감독상은 영화 '뷰티 인사이드' 백감독이 꼽혔지만 경쟁 후보자였던 이병헌 감독이 대리수상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 감독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면식도 없는데 나에게 이런 짓을 시켰다"며 웃은 뒤 백감독을 향해 "영화 정말 잘 봤다. 수상 축하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김혜자에게 상을 주려다가 말았다가 혼선을 빚어 논란이 된 '나눔화합상'은 끝내 시상이 없었다. MC 신현준과 한고은이 수상자를 말하기 직전 시상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황급히 다른 시상을 진행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대리 수상 금지 선언이 있었다. 대종상 측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시상식에 출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출석상, 참가상 등의 비아냥을 들었다. 참여율을 높이려는 계획이었지만 상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꼴이 됐다.

급기아 시상식 하루 전 주요 배우들은 하나 같이 등을 돌렸고 주인공 없는 무대만 올려지게 됐다.

신인 남우상과 신인 여우상은 제 주인을 찾아갔다. '강남 1970'의 이민호와 '봄'의 이유영이 직접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아갔다. 또 '국제 시장'의 윤제균 감독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기획상 등으로 이 날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조명을 받았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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