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100주년 기념식 시진핑 등 상무위원 전원 참석

‘중국공산당의 양심’으로 평가 받는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전 총서기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공식 복권됐다.
중국공산당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후야오방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雲山)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전원 참석했다. 전직 지도자를 기리는 행사에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들이 빠짐없이 참석한 것은 이례적 일이다. 특히 후야오방은 학생들 시위를 방임한 책임을 지고 갑자기 물러난 지도자인데다 89년4월 그의 사망이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는 점에서 그 동안 거명조차 금기시돼 온 인물이다. 이러한 행사에 최고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것은 사실상 후 전 총서기의 공식 복권을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 자리에서 후 전 총서기에 대해 “개혁개방에 위대한 공헌을 했다”며 “후야오방의 이상은 우리 국가와 민족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CCTV도 이날 저녁 9시부터 영상 기록물 ‘후야오방’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22일까지 방영되는 5부작 다큐멘터리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당사연구실과 중앙신문기록영화제작그룹이 함께 제작했다. 후야오방이 총서기직에서 쫓겨난 1987년1월 이후 그에 대한 영상물이 방송된 것은 처음이다.
후야오방은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총서기와 함께 ‘비운의 지도자’로 불린다. 공산권 몰락 위기 속에 발생한 학생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87년 1월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축출됐다. 학생들 지지를 받았던 그가 1989년 4월 사망하자 학생들은 톈안먼으로 몰려나와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당시 총서기인 자오쯔양도 학생들의 편에 서자 덩샤오핑은 자오쯔양마저 물러나게 한 뒤 강경 무력 진압을 지시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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