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에서 인슐린이 잘 나오게 하는 방법이 있나요?
인슐린저항성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당뇨병환자는 결국 인슐린분비능력이 떨어져서 당뇨병이 생긴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럼 많은 분들이 인슐린을 잘 나오게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잘못된 질문은 아니지만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치 안듯이 우리 몸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키가 더 커지고 싶다고 더 커지지는 않지요. 당뇨병도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어 내는 인슐린(베타)세포를 더 많아지게 하는 약물치료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치료제가 없다고 포기하면 안 되겠지요? IQ가 낮아도 공부 잘하는 사람이 많듯이 자신의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동일한 사람이라도 인슐린 분비능력은 기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두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가능한 한 빨리 좋은 혈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둘째로는 췌장의 부담을 줄여줘야 합니다.
악순환이란 말씀을 잘 아실 것입니다. 혈당이 올라가면 이 당이란 놈이 췌장 베타세포에 해로운 독(glucotoxicity)이 됩니다. 췌장기능은 원래보다도 나빠지면서 혈당은 더 올라가게 됩니다. 혈당이 더 올라가면 췌장 인슐린세포는 계속 더 망가지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빨리 끊어 줘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 합니다. 혈당이 높은 것을 계속 두고 보면 안 됩니다. 노력을 해서 떨어뜨려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많은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췌장의 기능은 더 나빠집니다.
혈당이 정상에 가깝게 떨어지면 이 악순환이 끊어지고 췌장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습니다. 노력을 잘 하셔서 혈당이 좋아지고 약물의 도움이 덜 필요해지면 의사선생님이 알아서 약도 줄여주실 것입니다.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인슐린 맞는 시간을 너무 늦추는 것입니다. 혈당이 너무 높을 때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 인슐린을 맞으면 오히려 인슐린을 빨리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췌장의 기능이 빨리 회복되면서 인슐린이 필요 없어지는 분도 상당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췌장의 부담을 줄이는 것은 다시 저항성의 문제로 돌아갑니다. 많이 먹고 살이 찌는 것은 췌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하는 노동 강도를 높여줍니다. 췌장은 더 과로하게 되고 기능은 더 나빠지겠지요. 결국 적절한 식사량을 잘 지키고 운동을 하는 것이 췌장의 노동 부담을 줄여 주고 췌장은 제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습니다. 체중을 줄이는 것이 췌장에 많은 부담을 덜어주는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