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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결승전 중계를 새벽 녹화로 변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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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결승전 중계를 새벽 녹화로 변경한 이유

입력
2015.11.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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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19일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9회초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대호가 19일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9회초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프리미어12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횡포'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결승전의 TV 중계를 새벽시간 녹화 중계로 편성했다.

일본 스포니치는 20일 '사무라이 재팬이 나오지 않는 프리미어12 결승전은 주관 방송사인 아사히TV에서 22일 새벽 3시45분부터 방송된다'고 전했다. 21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 결승전은 오후 7시에 열린다. 당연히 주관 방송사인 아사히TV도 생중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이 아닌 한국이 결승에 올라가자 방송편성까지 바뀌었다. 일본은 19일 한국 대표팀에 8회까지 3-0으로 앞섰지만, 9회 3-4로 역전패했다. 이날 준결승전을 앞두고 결승전 선발까지 미리 공개할 정도로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일본은 아직까지 패배의 충격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굴욕적인 역전패의 후폭풍이 방송 편성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 1시에 예정된 일본의 3~4위 결정전은 당초 예정대로 이날 낮 12시55분부터 아사히 TV에서 생중계가 된다. 하지만 정작 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결승전을 새벽 3시45분이라는 황당한 시간에 녹화 중계로 배치했다. '작정하고' 찾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시간대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의 올림픽 정식 종목 재진입을 위해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번 대회의 흥행이 올림픽 진입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은 대회 기간 내내 흥행을 강조했다. 실제 일본은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일정까지도 조정을 해왔다.

개막전부터 일본 삿포로돔에서 한국과 치르기로 결정했다. 한·일전은 가장 확실한 흥행카드이기 때문이다. 대회에 참가한 12개 팀 중 가운데 일본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대만으로 넘어간 팀은 일본과 한국 뿐이다. 이 때문에 한국 대표팀은 6일 일본으로 출국해 8일 삿포로돔에서 개막전을 치른 뒤 9일 대만으로 넘어가 남은 조별 예선 4경기와 8강전을 치른 뒤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일정으로 빈축을 샀다. 일본은 대회 시작 전부터 TV 편성과 대회 흥행 등을 이유로 일본이 4강에 올라갈 경우 경기 날짜를 19일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초 대회 시작전 미디어에 공개된 내용에는 B조 1위가 A조 4위와 8강전을 치르고, 여기서 이긴 팀이 20일 4강전을 치르게 돼있었다. 하지만 조직위는 일본의 요구를 이미 받아들인 후였고, 일본은 B조 1위를 차지했지만 4강전 날짜는 19일로 확정됐다.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입맛'에 따라 운영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번 대회가 결승전 중계마저 외면을 받게 되면서 씁쓸함만 남기게 됐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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