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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의 아픔 보듬은 ‘고잉홈(Going Home)’ 캠페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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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의 아픔 보듬은 ‘고잉홈(Going Home)’ 캠페인 눈길

입력
2015.11.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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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홈' 주인공 김구현씨가 제네시스에서 내려 부모의 묘를 바라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고잉홈' 주인공 김구현씨가 제네시스에서 내려 부모의 묘를 바라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실향민 김구현(88)씨가 북한 주소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 염장동 98의 2’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자 “안내를 시작합니다”란 멘트와 함께 북으로 연결된 도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평양 시내를 지나 구성군으로 들어서는 순간 김씨의 입에서 “운천강이다. 다리가 예전 그대로네. 기가 막힌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산세와 어우러진 아늑한 마을에 자리잡은 고향집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어머니 구현이가 왔어요. 어머니 왜 대답이 없어요. 어머니”라며 목놓아 불러도 대답이 없다. 김씨는 부모의 무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이 불효자식을 용서해 주십시오.”

김구현(오른쪽)씨가 스크린에 복원된 이북의 고향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김구현(오른쪽)씨가 스크린에 복원된 이북의 고향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분단의 아픔과 실향민의 한을 담은 현대자동차의 가상현실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실향민이 가상 현실 속에서 고향을 방문하는 ‘고잉홈(Going Home)’ 캠페인이다.

지난 8월 사연 접수를 거쳐 선정된 김씨는 1947년 5월 20세의 나이로 월남했다. 북에는 사무치게 그리운 부모와 누나 동생들이 남았다.

현대차그룹은 김씨의 고향을 사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두 달간 고향집에 대한 모습과 동네 풍경 등을 자세히 인터뷰했다. 여기에 현대차 중앙연구소의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 시뮬레이션 기술과 현대엠엔소프트의 내비게이션 기술, 국토교통부의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 지도 서비스 브이월드(Vworld)를 참고한 3D 복원 기술이 총동원됐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김씨는 임진각에 설치된 가로 28.2m, 세로 6m 규모의 스크린에 생생하게 복원된 북한 풍경과 운천강의 물안개 등을 보며 벅찬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향민의 그리움을 달래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고잉홈 캠페인의 전 과정은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됐다. 전용 인터넷 홈페이지(going-home.kr), 현대차그룹 홈페이지와 블로그,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서 볼 수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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