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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유전자변형 연어 승인…논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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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유전자변형 연어 승인…논란 예고

입력
2015.11.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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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연어의 시판 허용을 받아낸 아쿠아바운티의 론 스토쉬 대표. AP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연어의 시판 허용을 받아낸 아쿠아바운티의 론 스토쉬 대표. AP연합뉴스

미 식품의약국(FDA)이 19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유전자변형(GM) 연어 판매를 승인했다. 지금까지 콩, 옥수수 등 GM 식물의 재배와 판매만 허용되어 왔을 뿐 연어와 같은 GM 동물의 식용 판매가 정부 허락을 받기는 처음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인간의 식생활 향상을 위해 유전자가 변형된 연어가 대대적으로 양식될 경우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일반 연어보다 빠르게 성장해 식량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먹이사슬에 영향을 주는 등 지구 환경을 망칠 수 있다는 유전자변형 기술을 둘러싼 오랜 논쟁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FDA가 시판을 허용한 GM 연어는 미 바이오업체 ‘아쿠아바운티 테크놀로지’가 대서양 연어에 태평양 치누크 연어의 유전자를 주입해 일반 연어보다 생장 속도를 2배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관련 기술은 이미 1990년대에 개발된 상태였다. FDA는 그 동안 업체가 ‘아쿠아 어드밴티지 연어’라는 이름으로 수 차례 판매 승인을 요청해왔지만 환경영향과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 판매 허가를 미뤄왔다. 하지만 FDA는 이번 승인 결과에 대해 “관련 자료와 정보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평가한 결과 최종적으로 식용에 있어 안전하다는 판단이 이뤄졌다”라며 “양식되는 동종 연어와 비교했을 때 생물학적 차이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버내디트 던햄 FDA수의학센터 국장은 “판매가 허용된 GM 연어는 캐나다와 파나마의 시설 내 육상 수조에서만 양식되기 때문에 자연계로 탈출해 일반 연어와 번식할 가능성은 없다”라며 생태계 혼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유전자변형 동물이 식탁에 오르는 길이 처음으로 열림에 따라 향후 연어에 이어 다른 식용동물에 대한 GM 승인 요청도 잇따를 전망이다. NYT는 “과학계와 낙농업계에선 오래도록 GM 동물 허용을 요구해왔다”라며 “먼저 전세계적으로 소비량이 가장 많은 돼지에 대한 GM 요청이 크게 늘 것이다”고 보도했다. 실제 최근 중국에선 근육량이 많은 염소를, 스코틀랜드에선 전염병에 잘 견디는 돼지를 각각 개발해 당국의 판매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미 정부가 GM동물의 환경오염 위험이 없을 것이라 단언하지만 이를 맹신할 수 없다는 목소리들도 만만치 않다. 생장 속도가 빠른 GM 연어가 자연계로 탈출할 경우 먹이 사냥 경쟁에 있어 일반 연어보다 앞설 것이고, 이에 따라 먹이사슬은 금세 뒤죽박죽이 될 수 있다는 것.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관계자는 “FDA의 승인은 결함이 많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돈 영 미 공화당 하원의원도 “경솔한 FDA의 결정이 얼마나 상식 밖의 행동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GM 연어가 실제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아무리 빨리 자라더라도 소매용으로 팔릴 수 있으려면 최소 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GM 연어를 선호할지도 미지수이다. 아쿠아바운티 관계자는 “당장 판매가 이뤄질 수 없으며 상황을 한동안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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