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문안박’ 구성 제안 이후 당내 후폭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비주류가 “문 대표가 우리를 공천요구 세력으로 낙인 찍었다”고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까지 벌어졌다.
문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최고위원들과 미리 상의하지 못한 것은 양해해달라. 이 사안의 성격상 미안하게 됐다”는 유감을 표시한 뒤 최고위원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정당사에 한 번도 없었던, 가보지 않은 길이다.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승용 최고위원은 “대표도 상의없이 공개로 했으니 나도 공개적으로 말하겠다”고 운을 뗀 뒤 “대표 혼자 이렇게 나눠먹기 해도 된다는 말씀이냐”며 면전에서 문 대표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순간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문 대표의 표정은 굳어졌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상당히 착잡한 심정”이라며 “정치 지도자는 나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며 문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비주류 진영에서는 삼삼오오 회동을 이어가면서도 안의원이 공식 입장을 밝힐 때까지는 집단 대응을 자제하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사흘째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안 의원과 만나 문ㆍ안ㆍ박 구상을 설명하고 안 전 대표의 협력을 요청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비공개회의 때 “당내에 문ㆍ안ㆍ박 구상에 대한 공감대가 있지 않나. 안 전 대표도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은 “회동과 관련해 연락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