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의 도피생활 끝에 붙잡힌 용인 부동산업자 청부살인사건의 공범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나상용)는 20일 살인과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모(47)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조씨는 친구 김모(47)씨와 함께 2012년 경기 용인시 수지구 부동산업자 유모(당시 57세)씨 집 앞에서 귀가하는 유씨를 전기충격기로 쓰러뜨리고 둔기로 머리 등을 수 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유씨와 함께 있던 유씨의 부인(당시 54세)도 해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조씨와 김씨는 유씨와 채무관계로 마찰을 빚은 박모(53)씨 등의 지시를 받고 범행을 공모했다. 김씨와 살인을 사주한 박씨는 지난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3년여간 수사망을 피해 도주 행각을 벌인 조씨는 올 7월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식당에서 잠복 중인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번 재판은 조씨의 요청에 따라 17일부터 이틀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조씨는 재판 과정 내내 “김씨와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 사건 당일 현장에 없었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조씨 변호인 측도 범행 동기가 불분명한 점, 직접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조씨가 모함에 빠졌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사건 당일의 행적을 은폐하려 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에 참여한 9명의 시민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를 평결했으며 8명은 무기징역, 1명은 징역 30년의 양형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탁 받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고 이 모습을 지켜본 부인도 살해하려 했다”며 “이로 인해 부인과 유족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알리바이를 조작하려 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무기징역이 확정된 공범들의 양형 등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을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