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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성전환 여성 男교도소 수감 못 견뎌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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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성전환 여성 男교도소 수감 못 견뎌 자살

입력
2015.11.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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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 함께 한 빅키 톰슨(오른쪽). 텔레그래프 웹사이트 사진
남자 친구 함께 한 빅키 톰슨(오른쪽). 텔레그래프 웹사이트 사진

영국에서 성전환 여성이 원래 남성이었다는 이유로 남자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중부 리즈의 암리 교도소에 남성들과 함께 수감됐던 트랜스젠더 여성 빅키 톰슨(21)이 지난 13일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교도소 당국이 발표했다. 톰슨은 수감되기 전 이 교도소로 보내질 경우 죽겠다고 친구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은 지난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으나 선고 조건 위반으로 브래드포드 법원의 수감 명령을 받았다. 톰슨은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청소년기에 성 정체성이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녀는 리즈 인근 웨이크필드의 뉴홀 여자교도소로 보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지만 거부 당했다.

톰슨의 변호사는 그녀가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상태이지만 예민한 트랜스젠더이며 완전한 여성이라고 판사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톰슨의 남자 친구는 그녀가 죽기 하루 전 자신에게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이 여자처럼 옷을 입었다고 이런저런 말들을 해대서 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동당 여성평등장관 내정자인 캣 스미스는 이 사건을 “재앙”으로 규정했고, 자유민주당의 팀 파론 대표는 관련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법무부 규정으로는 교도소의 모든 수감자는 영국법이 인정한 성별에 따라 수감되어야 한다. 여기서 영국법이 인정한 성별이란 출생시 성별을 이야기한다. 성전환 후 성별 증명서를 받았을 경우는 새로운 출생증명서가 발급된다. 또 성전환 절차가 진행 중인 트랜스젠더의 경우 법적으로 출생 때와는 다른 성별을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획득된 성별로 다루어질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 경우 수감자를 남녀 어느 성별의 교도소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진단을 하도록 되어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에도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한 트랜스젠더가 폭행죄로 남자교도소에 보내져 논란이 일었다. 남서부 서머싯에 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타라 허드슨(26)은 남자로 태어나 아론이라는 이름을 썼지만 6년 전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개명까지 했다.

허드슨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12주형을 선고 받았다. 당연히 여자교도소로 보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법원은 그녀를 남자교도소로 보냈다. 여권에 허드슨의 성별이 아직 ‘남자’로 표시되어 있다는 이유였다. 허드슨의 어머니가 성별 확인서를 첨부해 교도소에 “위험할지 모른다”는 편지까지 보냈지만 사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영국에서는 인권 침해 지적과 함께 남자교도소 내에서 성폭행 당할 수 있다는 여론이 일었다. 서명운동이 벌어지자 순식간에 14만명이 그를 여자 교도소로 이감하라고 요구했고 그 직후 허드슨은 여자교도소로 옮겨졌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타라 허드슨. change.org 사진
타라 허드슨. change.org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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