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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발 총격전...佛 테러범 검거작전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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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발 총격전...佛 테러범 검거작전의 재구성

입력
2015.11.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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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군경 테러용의자 급습 상황

주민 마치 코소보 내전 상황 같았다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에서 특수부대원들이 18일 파리 테러 용의자들 검거를 위해 펼친 기습 작전이 펼쳐진 건물 전경. 곳곳에 파괴된 모습이 당시 긴박했던 작전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생드니=AF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에서 특수부대원들이 18일 파리 테러 용의자들 검거를 위해 펼친 기습 작전이 펼쳐진 건물 전경. 곳곳에 파괴된 모습이 당시 긴박했던 작전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생드니=AFP 연합뉴스

18일 오전 4시30분 프랑스 파리 북부 생드니의 코르비용 거리 주택가. 13일 오후 테러가 발생한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약 2㎞떨어진 이 지역에서 프랑스 경찰특공대가 집집마다 돌며 주민들에게 대피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경찰 헬기도 생드니 지역 상공을 돌며 상황을 살폈다.

군경 특수대원 110여명이 투입돼 테러용의자 검거 작전이 펼쳐진 생드니 지역의 학교들은 이날 임시 휴업을 하고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했다. 순식간에 도심 속 외딴 섬이 된 생드니 지역에서 7시간 동안 벌어진 검거 작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19일 프랑스 검찰 발표와 일간 르 피가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이 18일 급습 목표로 설정한 곳은 생드니의 장조레스 광장 인근 3층 크기 공동주택이었다. 특수부대원들은 1층 정문을 폭파 후 진입을 시도했지만, 3층에 있던 이들은 미리 무거운 가구 등을 문 앞에 옮겨 놓은 채 시간을 벌었다.

이 과정에서 특수부대원들이 테러용의자들의 위치확보를 위해 들여보낸 군견은 총에 맞아 숨졌고, 무인 정찰기(드론)와 정찰 로봇도 미리 진입시켰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특수부대원들이 계속 건물 진입을 시도하던 오전 6시께 여성 용의자 하스나 아이트불라첸(26)이 창가에서 경찰을 안으로 유인하려는 듯 “도와줘요”라고 계속 외쳤다. 이번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의 사촌으로 알려진 그는 몸에 폭탄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신원을 밝히라는 요구에 창가로 다가온 그는 손은 들었지만 얼굴을 가린 채 “당신 남자친구(테러용의자 중 1명으로 추정)는 어디 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내 남자친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특수부대원들이 건물로 진입해 3층으로 올라가 테러용의자들에게 접근할 때까지 1시간 동안 총격전이 이어졌다. 특수부대원 70명이 실탄만 5,000발 이상 발사한 대규모 총격전이었다.

프랑스 경찰이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에서 18일(현지시간) 파리 연쇄테러 총책으로 알려진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에 대한 검거작전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랑스 경찰이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에서 18일(현지시간) 파리 연쇄테러 총책으로 알려진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에 대한 검거작전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총격전 끝에 특수부대원들이 오전 7시 본격적으로 건물 장악을 시작하자, 아이트불라첸은 칼라시니코프 소총 등으로 대응하다 결국 자폭했다. 또 이때 신원미상의 테러용의자 1명도 저격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해당 인물이 파리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 파리지앵은 금발의 아이트불라첸이 프랑스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린 첫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또 영어권 매체들은 서유럽의 첫 여성 자폭범이라고 전했다.

자폭 당시 폭발은 바닥이 무너질 정도로 강력했다. 생드니 주민 무함마드 디알로(22)씨는 “마치 전쟁이 벌어진 것 같았다”며 “출근도 못하고 집 안에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목격자들은 오전 7시 30분쯤 상당히 큰 폭발음(아이트불라첸 자폭 추정)이 들리는 등 모두 7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특수부대원들은 40㎜ 섬광수류탄 20개를 건물 안에 던져 남은 용의자들의 시야확보를 방해하면서 건물을 완전히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트불라첸이 자폭할 당시 무너진 3층 바닥 아래로 그의 시신이 떨어지기도 했다.

건물을 완전히 장악한 부대원들은 시신이 확인된 2명을 제외하고, 은신처 안에서 남자 3명, 인근에 숨어 있던 남녀 각 1명 등 총 8명을 생포했다. 이들은 폭발로 생긴 건물 잔해 더미와 세탁기 뒤에 숨어 있다가 붙잡혔다. 당국은 잔해 아래 시체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검거 작전이 오전 11시 25분쯤 막을 내리고, 프랑스 경찰이 오후 1시 교통통제를 해제하면서 생드니 지역은 평화를 되찾았다. 그러나 주민들의 충격은 여전했다. 세르비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코소보에서 2년 전 이주해온 자히르 게르구리 가족은 이날 검거 작전 후 인터뷰에서 “마치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벌인 전투를 보는 듯 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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