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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구간’ 신동고개서 바람처럼 달린 노시완ㆍ김태진

입력
2015.11.1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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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회 한반도통일 대역전 경주대회 사흘째인 19일 대구시민회관 앞 도로에서 권영진(왼쪽부터) 대구시장, 황규훈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 임상규 대회총무가 시총하고 있다. 대구=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제61회 한반도통일 대역전 경주대회 사흘째인 19일 대구시민회관 앞 도로에서 권영진(왼쪽부터) 대구시장, 황규훈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 임상규 대회총무가 시총하고 있다. 대구=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스무굽이가 족히 넘는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동고개는 예전부터 한반도 역전마라톤 ‘악마의 구간’으로 꼽히는 곳이다. 신동고개에 진입하자마자 급경사의 비탈길이 이어지는 데다가 막상 고개를 넘어와서도 3km가 족히 넘는 거리를 더 뛰어야 소구간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신동고개를 담은 사진은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한반도 통일 대역전 경주대회(이하 한반도 역전마라톤)의 ‘단골’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 계시를 맡고 있는 설종수(58) 전 횡성군청 감독은 19일 대회 셋째 날 “1977년도 제23회 대회에서 강원팀 에이스로 신동고개를 뛰었다. 당시에는 19.6km에 달하는 소구간의 일부에 불과해 총 구간은 1시간이 꼬박 걸렸다”고 증언했다. 이 ‘깔딱’ 고개를 뛰고 나면 거의 기절 직전에 이르렀다고 설 전 감독은 회고했다. 설 전 감독은 이어 “당시 고교 3학년이었는데 사전 답사도 없이 선배들 말만 듣고 일단 뛰었다”면서 “선두권이었던 충남, 전북, 강원 3팀은 거의 동시에 골인했는데 나머지 팀들은 10분이나 지나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각 팀 간 격차가 많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난코스라는 말이다.

일개 소구간일 뿐이지만 이 구간을 우승하는 것은 큰 명예이기도 했다. 황규훈(63)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은 “1970년 고교 1학년 때 처음 출전해서 1975년부터 신동고개를 일곱 번 달렸다. 그 당시만 해도 신동고개는 고향과 자존심을 걸고 싸우던 구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제61회 한반도통일 대역전 경주대회 사흘째인 19일 선수들이 갈대가 무성하게 자란 직지사-추풍령 소구간을 역주하고 있다.김천=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제61회 한반도통일 대역전 경주대회 사흘째인 19일 선수들이 갈대가 무성하게 자란 직지사-추풍령 소구간을 역주하고 있다.김천=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다른 한편으로 신동고개는 뒤쳐진 팀에게는 역전의 기회를 주는 구간이기도 했다. 부산-밀양-대구 구간에서 졌더라도 신동고개 구간에서 기록을 단축시키면 역전이 가능했다. 이날 신동고개 소구간의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은 전북의 노시완(24). 첫날 제주 제1소구간(제주도청-도련2동 9.5km)에서 1위를 했던 노시완은 이날도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날 제5소구간(밀양-상동 7.8km)에서 손명준(21ㆍ충북)에 4초 차로 뒤져 2위에 그친 노시완은 이날 레이스 전부터 설욕을 다짐했다. 노시완은 27분01초 기록으로 제3소구간(가라골~신동8.6km)을 통과해 ‘신동고개의 승자’가 됐다. 노시완은 “어제 손명준에게 진 것을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이겨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노시완보다 15초 늦은 김태진(20ㆍ서울)이 2위로 골인했다. 그는 노시완과 함께 지난해 충북의 정호영이 세웠던 27분21초 구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의 김영진(32) 역시 3위(27분29초)로 통과해 7위로 밀려난 손명준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 구간에서만 전북에 2분 가까이 뒤진 충북은 후반 레이스에서 불을 뿜었다. 제5소구간(김천-직지사 8.9km)부터 제8소구간(계룡-황간 4.6km)까지 김효수 신현수 김성하 김재민이 1위로 골인해 부진을 털어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0분 출발을 알리는 대구 시총 행사에서는 권영진(53) 대구시장이 직접 참석해 12개 시도 선수단을 격려했다.

대전=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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