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뒤끝뉴스] 가슴 아픈 마음 이끌고 ‘부상장병 가족’이 국회를 방문한 이유

입력
2015.11.19 16:43
0 0

“군대 보낸 지 3주만에 오른손 잃고 파편을 온몸에 다 맞고 와서 경북대병원에서 한 달 치료하고 (국방부에서) 국군대구병원으로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가게 됐어요.”

불량 수류탄 피해병사 어머니(이윤정씨)의 절절한 호소가 회의실의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18일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이 국회에서 개최한 부상장병 가족과의 간담회는 시작부터 숙연했습니다.

이날은 21사단 지뢰사고로 부상을 입은 곽 중사 어머니를 비롯한 50사단 수류탄사고 피해자 어머니 그리고 군 병원의 오진으로 피해를 입은 전 해병대 사관후보생이 참여해 국방부의 부상장병 처우 문제를 언급하며 몸과 마음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곽 중사 어머니는 자필 호소문을 읽으면서 “나라 위해 목숨 바친 군인을 이렇게 대우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습니다”라고 억울한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심상정(왼쪽 두번째) 정의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부상장병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가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왼쪽 두번째) 정의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부상장병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가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가슴 아픈 호소문을 들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청중들은 연신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뒤이어 심 대표도 “저도 아들을 곧 군대에 보내야 하는 어머니로서, 당 대표 이전에 군인 가족의 심정으로 (곽 중사) 어머님의 마음으로 편지를 읽었습니다”라며 부상장병과 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이처럼 정의당이 부상장병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당 관계자는 “(안보가) 보수정치의 전유물처럼 다뤄지면서 비판과 견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라며 “책임지는 국방, 국민을 위한 국방으로 저부터 앞장서겠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정의당은 지난 9월 지뢰사고로 장애를 입은 아들을 둔 어머니의 사연을 공개해 부상장병 문제를 공론화하여 국방부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겠다는 답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약속과 달리 즉각 조치를 하지 않자 급기야 16일 당 상무위원회에서 “국방부는 지금까지 들어간 곽 중사에 대한 치료비 1,950만원 중 1,100만원을 장병들의 자율모금으로 마련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군기 의원이 중간에 깜짝 참석했습니다. 4성 장군 출신인 백 의원은 부상장병과 가족들에게 “(병사와 예비군들에게) 애국이라는 것으로 자기희생을 강요하는 그런 때는 지났다”며 “국가가 결코 (부상장병을) 잊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말씀드린다”고 위로했습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늘 ‘안보는 야당보다 훨씬 잘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장병들의 복지, 특히 부상장병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정의당과 함께 이런 문제부터 차분히 함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부상장병 가족들은 멀리 국회까지 찾아와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억울함보다도 다른 국군장병들과 그 가족들이 또 다른 아픔을 겪지 않도록 작은 도움이 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간담회가 끝나고도 부상장병 어머니와 당사자를 포함해 백 의원과 심 대표는 서로의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장석준인턴기자(명지대 정치외교학과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